미국 하원이 21일 밤(현지시각) 건강보험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찬성 219표, 반대 212표로 가결된 건보개혁안은 미국 내 무보험자 3200만 명에게 추가로 보험혜택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10년 간 9400억 달러가 지출된다.
그러나 법안 발효까지는 아직 남은 절차가 있다. 이날 하원은 상원안과 수정안을 모두 통과시켰는데, 상원안은 이번 주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되나 수정안은 상원 표결을 거쳐야 한다.
상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하원안과 달랐던 상원안을 하원이 통과시켜주는 조건으로, 상원안의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상원에 넘기면 이를 통과시키기로 미리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21일 하원을 통과한 상원안이 발효돼도 수정안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최종적인 건보개혁안은 현재 상하원을 통과한 상원안이 아닌, 이 상원안에서 일부 독소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하원 통과 법안…'메디케이드' 대상 확대, '메디케어' 보완
이날 통과된 상원안에 따르면 2014년까지 미국인의 대부분은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을 내게 되는데, 벌금은 연도별로 2014년에는 소득의 0.5% 혹은 연간 95달러, 2015년에는 소득의 1%혹은 연간 495달러, 2016년에는 소득의 2% 혹은 연간 750달러로 차등적으로 책정된다. 벌금은 최대 2250달러를 넘지 않을 예정이며, 2016년도 이후 벌금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책정될 예정이다. 빈곤선(4인 가족 기준 연소득 2만9327달러) 100% 이하인 가구 등은 벌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건보개혁안은 또한 보험사들의 경쟁을 촉진해 국민들의 보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는데, 정규직 5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는 근로자들에게 건보혜택을 주어야 하는데 이를 어길 경우 직원 한 명 당 75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또한 빈곤선의 133% 이하인 사람도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대상으로 확대되는데, 이로 인한 수혜대상은 160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울러 연방정부는 오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신규 메디케이드 대상의 보험료를 100%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노령보험인 '메디케어' 가입자가 일정액 이상을 쓰면 전액 자기부담으로 처방약을 구입해야 했던 규정도 오는 2020년까지는 사라진다.
과거 병력이 있는 사람들이 고위험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게 되며, 노인 보험가입자들의 보험료는 청년 보험료의 3배를 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부모의 건강보험 가입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녀의 연령이 26세로까지 상향조정된다.
◆상원 통과 기다리는 수정안…일부 주(州)에 특혜 주는 조항 삭제
21일 하원을 통과하기는 했으나 상원 통과를 앞두고 있는 수정안은, 이날 함께 하원을 통과한 상원안에서 일부 독소조항을 제외한 것이다.
수정안은 연방정부가 메디케어 비용을 100% 지급하고 있는 네브래스카를 비롯해 일부 주에 특혜를 주는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한 건강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벌금의 책정 기준도 차이가 있다. 벌금은 연도별로 2014년에는 소득의 1% 혹은 연간 95달러, 2015년에는 소득의 2% 혹은 연간 325달러, 2016년에는 소득의 2.5% 혹은 연간 695달러로 책정됐는데, 최대 2085달러를 넘지 못한다. 연 소득 9350달러 미만인 개인과 1만8600달러 미만인 부부의 경우 벌금이 면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