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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3년뒤 먹거리 없다…'미래 불안감 고조'

우리나라 경제를 위협해 왔던 넛크래커 현상 대신 미래수익원 확보와 관련한 기업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견·중소 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성장잠재력 확충 노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국 기업과의 경쟁력 격차를 묻는 설문에 대해 응답업체의 55.2%가 '경쟁력이 비슷하다'(41.7%), '오히려 앞서고 있다'(13.5%)고 답했다.

또 중국 등 신흥국기업과의 경쟁력 격차를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응답업체의 39.3%는 3년 이상 앞선다고 답했다. 41.3%는 5년 이상, 9%는 10년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우리나라 기업들을 짓눌러 왔던 넛크래커 현상의 압박감이 상당부분 완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래수익원의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7.8%, '향후 3년까지 확보했다'는 응답이 23.3%로 나타났다. 절반(51.1%) 이상의 기업들이 3년 이후의 미래 수익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수익원 확보를 위한 역점 활동으로는 '연구개발(R&D)'이 43.4%로 가장 높았다. 'R&D와 해외시장 개척 병행'이 33.7%, '해외시장 개척'이 11.1%로 나타났다.

미래 수익원 확보와 관련한 애로를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기술력과 자금력, 인력 등의 내부 역량이 부족한 점'(44.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업성 있는 신사업 발굴이 어렵다'(38.9%), '진입 장벽 등 각종 규제'(13.5%), '회사 내 모험 기피 성향'(2.8%)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정부에게는 '전통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기업에 대해서는 '신산업 분야 및 산·학·연 협력 등에 대한 관심'을 각각 주문했다.

실제 응답업체들은 정책지원제도의 개선 과제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달라'는 응답이 41.0%로 가장 많았다. '지원 금액과 규모를 확대해 달라'(36.8%), '지원제도에 대한 홍보 강화'(21.3%) 등이 뒤를 이었다.

상의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우리의 산업경쟁력은 선진국과의 경쟁력 격차를 좁히고, 후발 신흥국과의 격차를 유지하는 등 넛크래커 문제는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반면 우리 기업의 미래 수익원이 불안한 만큼 정책지원제도를 충분히 활용해 내부역량의 부족을 보완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들이 긴밀히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넛크래커란?
 넛크래커는 호두를 양면에서 눌러 까는 호두까기 기계라는 뜻으로 한국 경제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말한다. 
 IMF 외환위기 직전 미국의 컨설팅 기관인 부즈 앨런 & 해밀턴은 〈한국보고서-21세기를 향한 한국경제의 재도약〉에서 "한국은 비용의 중국과 효율의 일본의 협공을 받아 마치 넛크래커 속에 끼인 호두처럼 되었다. 변하지 않으면 깨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