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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배드뱅크 설립 추진…부실채권 4조원 우선 매입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제2의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이 추진된다. 또 이를 통해 우선 4조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수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금융당국과 5대 금융지주 대표의 간담회는 사업성이 양호한 부동산 PF 사업장 관련 지원에 대한 논의자리였다. 이 회동에서는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놓인 중견 및 중소건설사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과 더불어, 신규자금 지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어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8개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으로 구성된 PF 태스크포스(TF)는 올해 2분기 중 PF 배드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배드뱅크는 금융사 부실채권을 인수한 이후 이를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 발행 또는 매각해 채무를 환수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PF 문제 해결을 위한 배드뱅크는 은행권 출자와 건설사 일부 참여 방식을 통해 10조원 규모로 설립될 전망이다. 10조원 규모는 2010년말 금융권 전체 PF 65조7000억원 중 부실채권 규모 9조7000억원(연체율 14.8%)을 기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배드뱅크는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장에 대한 부실채권을 먼저 매입할 계획이다. 개별 은행이 단독으로 대출해준 사업장보다,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대출해준 사업장을 푸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말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은 6조4000억원이며, 컨소시엄 형태로 나간 대출 채권은 약 4조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배드뱅크 설립방안은 은행 자금으로 저축은행을 해결한다는 비판적 시각과 함께 몇몇 한계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축은행 PF 대출 및 증권사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까지 매입을 확대해야 민간 배드뱅크의 주도권 행사가 가능하고, 부실 PF 사업장 인수시 적용되는 시가평가로 저축은행 매각손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은행별 PF 대출금액에 따른 배드뱅크 출자금 배분시 이해관계 발생 가능성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배드뱅크가 현단계 추가 대출 또는 청산과정도 어려운 국내 부실 부동산 PF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2011년 만기도래 PF 대출 25조원 가운데 5~6월중 14조원이 돌아오는 현 상황에서 건설업계와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첫 단계로 평가할 수 있다.

이창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배드뱅크 설립과 정상화 PF 사업장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이라는 투트랙(Two-track) 방안 추진은 정상 영업중인 중견 및 중소건설사들의 일시적인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