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노조 “민영화 탈 쓴 메가뱅크 방안, 금융위기 재현”

[재경일보 김동렬(트윗@newclear_heat) 기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정부에 산업은행을 이용한 메가뱅크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산은 노조는 16일 "이미 지난 금융위기에서 만천하에 밝혀진 메가뱅크의 폐해는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다"며 "이런 메가뱅크 방안이 이른바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이라는 탈을 쓰고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세기말의 외환위기와 최근의 금융위기에서 대한민국의 투자은행 업무를 선도하고 글로벌 투기자본과 거대 금융기관에 맞서 대한민국 금융의 방파제 역할을 해온 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을, 단순히 자산만 키워 시중은행 평가기준이나 충족시키는 메가뱅크안으로 갈음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시중은행화 된다면 방파제가 없어진 대한민국 금융은 해외 거대 금융기관들이 좌지우지하고, 산업의 알토란 같은 기업들은 해외 투기자본의 손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며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이른바 메가뱅크는 산업은행의 고유한 역할을 훼손하고, 대한민국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산업은행의 미래가치를 손상시킬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태욱 산은 노조위원장은 "단지 메가뱅크를 만들기 위한 금융권 판짜기와 거짓 민영화를 반대한다"며 "더욱이 이 메가뱅크가 금융노동자들이 피땀으로 만들고 지켜온 산업은행의 유일무이한 특성과 장점을 손상시키는 방법으로 추진되는 것을 더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십년간 대한민국 금융과 산업의 방파제 역할을 해온 산업은행과 직원들은 덩치에만 집착해 리스크는 도외시하는 메가뱅크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간 축적된 산업은행만의 IB업무를 확대하고, 수신기반을 보완해 대한민국의 금융과 산업에 꼭 필요한 정책IB로 독자생존하는 것이 산업은행 직원들의 열망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