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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컬럼] 런던 사태는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일깨워줬다.

런던 근교에서 지난 6일 시작돼 영국 전역으로 확산됐던 청년들의 폭동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영국 폭동 사태에 2012년 런던 올림픽 홍보대사를 맡기로 한 10대 육상 유망주 첼시 이브스까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영국을 포함해 유럽 전역에서 사태의 원인을 두고 고민에 잠겨있다. 더욱이 이브스 양을 비롯해 백만장자의 딸, 유기농 음식점 요리사, 발레 전공 학생 등 겉보기에 부족한 것 없는 환경의 젊은이들이 폭동이나 약탈에 가담한 것으로 속속 드러남에 따라 영국 사회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하여 영국 정부는 우선 단순 충동성 범죄로 정의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왜 가난한 젊은이부터 나름 유복한 가정의 젊은이들까지 사태에 가담했는지에 대해 열띤 논쟁이 오가고 있다.  사회에 대한 젊은이들의 소리없던 분노가 표출된 계기를 재해석하게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의 젊은이들은 이와 무관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금번 사태를 두고 크게 물질적인 측면과 정신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정리해 볼 수 있다. 물질적인 측면을 먼저 꼽아보자면 발생 본거지가 아무래도 경제가 어려운 침체지역으로 실업률이 높은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고용문제를 꼽을 수 있다.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상승해 변변한 일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데 재정위기에 직면한 정부가 실업자 수당 등 복지예산마저 줄이니 누적된 불만이 폭동으로 분출된 것이다. 폭력사태가 진정됐다고 하지만 근본 원인인 경제난이라면 향후 경기의 장기 침체가능성이 농후한 현 상황에서 소요 사태가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있으니 영국 정부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을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우리 젊은이들도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젊은이들을 많이 접하고 있는 사회 인사들의 하나같은 언급은 이대로 그냥 방관하면 우리 젊은이들이라고 더 이상 참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사회복지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젊은이들의 생각에는 불만이 깊이 내재되어 있다.  여야눈치성 표(票)퓰리즘에 대한 양자부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쯤 되면 영국 사태를 더욱 남의 집안 일로 생각할 수 없게 한다.

그동안 한국의 청년실업률이 7% 대로 세계에서 상당히 우수한 지표를 보이는 것 같았고, 20~30% 수준인 미국, 유럽 국가들보다 현저히 낮아보이게 만들어 기타 연령층에 늘 우선 순위를 배분했다.  실상 한국 국방의 의무와 교육제도의 특수성(대학진학률 80%)를 고려하면 사실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 현실이고, 실제 취업자 비율인 청년고용률을 계산하면 40.3%로 OECD국가 중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자도 근로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이 570만명으로 임시일용직을 포함하면 전체 임금 근로자 1700만명 중 절반이 넘는 870만명이 비정규직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경력사원 선발 중심의 취업문화와 대학진학과 더불어 알바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다수의 젊은이들에게 구체성이 떨어지는, 막연한 꿈을 외치기에는 책임감 없는 표현이 될 수 있다. 대부업체 대출금을 학자금과 생활비로 써 고금리 빚에 허덕이는 대학생이 5만명에 육박하는, 졸업을 두려워하는 대학생들이 태반인 시대이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찾아주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방법은 좋은 일자리를 늘려 주는 일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 해소도 고용의 주체인 기업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좋은 기업 환경을 제공하는 일이 급선무다. 특히 국내 고용에서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고용을 독려하고 위상을 높여가야 하며 고용 효과가 크고 일자리 질도 좋은 지식기반 서비스업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정신적인 측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사실 물질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질적 풍요 가운데 상대적 빈곤이 발생하면서 정신적 빈곤이 극대화된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굳이 분류하여 접근할 때 우리가 고민해야할 영역을 두자면 우리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에 대한 깊은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국가산업으로 다가가고 있는 게임, 연예산업의 활성화는 젊은이들의 정신세계에 대한 깊은 영향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깊은 사려가 요구된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큰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 젊은이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는 장점이 가득한 산업이라고는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더욱 강력하고 적절한 관리체계가 필요하며 최근의 노력은 향후 지속되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소통문화 역시 젊은이들의 사회적 상호작용 양상을 크게 바꿔 놓았지만 부정적 영향도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대 래리 로젠 교수는 스마트 폰 등 정보통신 기기를 과도하게 많이 이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불안감, 우울증 등에 특히 취약하며 나중에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며 소셜네트워크 역시 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절대적인 물질의 양은 아직도 많은 후진국에 비해 풍요하다는 점을 볼 때 상대적 박탈감과 이로 인한 정신적 빈곤으로 인한 런던 사태였다.  다만 젊은이들 안에 박탈감과 정신적 빈곤의 강도가 더 컸기에 그들로 인한 표출이 나타났다. 세계 경제 위기의 본질은 빚을 계속 뒤로 미루면서 해결하는 방식이었고, 결국 젊은이들에게, 후손들에게 책임을 미룬 선조의 불찰이기도 하다. 우리 역시 후손들에게, 젊은이들에게 빚을 더 이상 지우는 것에도 신중함을 더해야 할 지금이다. 향후 이 나라의 기둥이 될 젊은이들이 국가를 맡게 될때 젊은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이 나라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그리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큰 성취의 선조들이 되기 위해서 더욱 뒤를 생각해 봐야 할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