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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컬럼] 저축은행 사태, 선진 금융 향한 내시반청(內視反聽)의 계기가 되야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90개 저축은행이 공시한 2010회계연도 경영실적에 따르면, 74곳(82.2%)이 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으로 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저축은행 90곳 중 43곳(47.7%)이 적자를 냈으며, 흑자를 낸 47곳 중 35곳(74.4%)은 당기순이익이 50억원 미만이었다. 특히 자산규모가 1조원 이상인 18개 저축은행 중 11곳이 적자였다.

저축은행들의 BIS 비율은 매우 높게 나타났지만, 경영 성적은 형편 없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결국은 경영이 악회되어서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BIS 비율과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100% 매치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BIS 비율만으로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오히려 지나치게 높은 BIS 비율은 저축은행이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 은행을 의미할 수도 있다. BIS 비율이 높을수록 우량 저축은행이라고 판단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량 저축은행을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지표들은 무엇이 있을까?

BIS 이상으로 중요한 건전성 지표는 ‘고정이하여신비율’다. 고정이하여신이란 금융기관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은 부실채권을 말한다. 이것의 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이 안전한 은행이다.

실제로 금융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8·8클럽’으로 본다. '8·8클럽’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이하인 저축은행을 의미한다. 또한 저축은행 부실의 주요 원인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의 부실과 비리가 바로 이 PF 대출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공시에 올라오는 감사보고서에서 PF 대출 비중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비업무용 자산’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이것을 보면, 저축은행이 무수익 자산에 얼마나 자본을 투입하는지 알 수 있다. 이 비중이 높으면 저축은행 파산 시에 투자자에게 자본을 되돌려줄 수 있는 여력이 적어진다.

또 은행 평가에 있어 기본적인 평가척도인 BIS의 비율검토가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하지만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저축은행들도 BIS 비율은 높았지만, 당기순이익은 심각할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산규모 2조원이상의 대형저축은행인 솔로몬저축은행, 한국저축은행은 당기순손실이 1000억원대였다. 이러한 손실이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다면 이들 역시저축은행에 치명타를 줘 영업정지를 당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이번에 사옥까지 내다파는 자구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업계 2위였던 토마토저축은행처럼 영업정지를 당할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은행을 평가하는데는 BIS 뿐만 아니라 고정이하여신비율, PF대출, 당기순이익 등을 모두 놓고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 자체를 다루는 산업인 만큼 금융산업이야말로 가장 정확하고 엄격한 평가가 함께 가야 한다. 전 세계가 금융산업의 부실로 일어난 장기 경기 침체곡선의 예상 가운데, 선진금융을 외치고 있는 우리가 선택해야 할 중요한 가치는 결국 정확한 평가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