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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보류] 올해 해외건설 '중동편식' 벗어났다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올해 해외건설 '중동편식' 벗어났다

 아시아·중남미서 사상 최대실적…중동 비중은 7년만에 최저

우리 건설업계가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해외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28일 해외건설협회의 연도별 수주통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들은 올해 아시아 시장에서 미화 192억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181억달러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중남미 시장에서도 종전 기록인 2008년 25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 61억달러를 한 해 동안 수주했다.

 

 

   아시아와 중남미에서 따낸 건설 수주액 합계는 2011년도 전체 해외 수주액 571억달러의 44%로 절반에 육박한다.

   두 대륙에서의 건설 수주액 합계가 40%를 넘은 것은 2001년 41% 이후 10년 만이다.

   반면 우리 건설업계의 전통적인 '텃밭'인 중동 시장의 비중은 51%로 2004년 48%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중동 지역 수주액은 293억달러로 지난해(472억달러)와 2009년(357억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는 점에서 나쁜 실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지역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정보기획실장은 "지나친 중동 집중 현상에서 벗어나려는 건설업체들의 시장 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봤다"며 "아시아 시장이 5년 연속 100억달러를 돌파해 중동과 함께 안정적인 '쌍두마차'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중남미 시장은 43억달러에 이르는 포스코건설의 브라질 일관제철소 수주로 갑자기 액수가 불어나기는 했지만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로 위축된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인 유럽 건설사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그렇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업체들끼리 지나친 '제살깎아먹기'식의 과당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워낙 건설경기가 나빠 해외 시장 진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기업들끼리 저가 경쟁을 벌이면 결국 수주를 하더라도 수익성이 나빠 별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