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8일 전날 중국 정부의 7%대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조정과 유럽 경제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외국인과 기관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매물을 쏟아낸 탓에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또 8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게 했다.
금감원의 주가조작 발표를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폭락한 것도 지수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의 매수로 2,000선은 간신히 지켜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5.70포인트(0.78%) 내린 2,000.3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0.16% 오른 2,019.28로 거래를 시작, 개장 초에는 2,020선을 넘기도 했지만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외국인 매도량이 커진 탓에 오후 2시5분경에는 1,99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선 덕분에 2,000선을 겨우 지켜냈다.
전날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목표치인 7.5%로 하향 조정한 영향이 이날도 계속된 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보다 낮게 발표돼 유로존 민간 경제가 다시 침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됐다.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인 8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망세로 시장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한산해 이날 거래대금이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 6조8천483억원 보다 훨씬 적은 5조2천343억원에 그쳤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천333억원, 1천10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 연속으로 동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은 저가 매수 위주로 2천982억원을 순매수, 2,000선을 지켜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 1천640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지며 지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종별로는 은행(0.07%)과 전기전자(0.06%)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중국 경제성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진단에 철강금속(-2.40%)의 낙폭이 가장 컸고, 의료정밀도 2% 넘게 빠졌다.
철강금속주들 가운데 포스코, 고려아연, 동국제강, 풍산, 세아제강, 한국철강 등이 2~3% 하락했다.
증권, 섬유의복, 운송장비, 운수창고, 전기가스, 보험, 기계, 비금속광물, 종이목재 등도 1%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막판 반등에 성공해 0.51% 오른 118만원으로 마감했고, 기아차와 S-Oil은 각각 0.56%, 0.80% 올랐지만 나머지 종목들을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포스코(-3.08%), 현대중공업(-3.10%)는 3%대 하락세를 보이며 가장 크게 떨어졌고, 현대차(-1.59%), 현대모비스(-1.21%), 하이닉스(-2.16%), 삼성생명(-1.33%), SK이노베이션(-1.66%), 한국전력(-1.61%) 등도 1~2% 가량 내렸다. 롯데쇼핑도 2.23%나 하락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내년쯤 원전 4기를 추가발주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전기술이 4.46% 상승했고, 삼성테크윈도 실적개선 기대감에 4.02% 상승했다. 두산중공업은 중국 원자력 수주 모멘텀 기대감에 1%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상한가 7개를 포함해 199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5개 등 640개 종목이 하락했고 5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2포인트(1.13%) 내린 533.62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유상증자 신주 발행가를 4만2천원으로 확정한 에스엠이 5.02% 급등해 돋보였다.
안철수연구소가 금융당국의 테마주 주가조작 결과 발표를 앞두고 11.60% 떨어진 가운데, 우리들제약, 클루넷(-14.71%), 바른손(-12.89%), EG, 유성티엔에스(-10.46%), 아가방컴퍼니(-12.86%), 보령메디앙스(-8.73%) 등 다른 정치 테마주들도 하락 대열에 동참했다.
동양철관도 10% 이상 빠졌고, 광명전기, 메디포스트 등도 크게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4원 오른 1,122.9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