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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대우·한투 증권 매수 의견만 내더니… 현대모비스·GS건설 주가하락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삼성·대우·한투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낸 연간 리포트 중 매도의견은 눈 비비고 찾아봐도 없고 거의 대부분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매수의견을 낸 현대모비스, GS건설 등은 주가가 반토막 나는 등 예측이 빗나간 종목이 부지기수다.

예측이 틀리면서도 매수 의견이 많은 이유는 매도의견을 내면 해당사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당수 회사들은 자기 회사 리서치를 하지 말라고 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2011년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리포트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 해 동안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경우가 80.9%였고, ‘보유’는 6.4%였다고 밝혔다. 반면 ‘비중감소’ 의견은 5건, ‘매도’ 의견은 1건에 그쳤다. 2010년과 2008년에는 매도 의견이 아예 없었고 2009년에도 2건뿐이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사의 매도 의견은 52건에 불과했다.

정작 증권사가 매수를 권한 종목들도 목표주가와 큰 괴리를 보였다. 최근 3개월 동안 20개 증권사가 GS건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평균 목표주가를 13만2600원으로 잡았지만 31일 현재 이 종목의 종가는 8만500원에 불과하다.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은 40%에 육박한다.

현대모비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3개월간 이 종목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모두 27곳이었다. 평균 목표주가는 40만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종목의 31일 종가는 27만7000원으로 목표주가와 30%가 넘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한 번 제시한 투자의견을 다시 바꾸는 증권사는 거의 없어 사후서비스(AS)도 부실했다. 애초의 투자의견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전체의 79%, 아예 투자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경우가 19%로 전체의 98%에 달했다.

증권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해당 상장사에 대한 분석이 철저하지 못해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매도 의견을 내면 ‘무슨 근거로 그런 의견을 냈냐’ ‘앞으로 우리 회사 리서치를 하지 마라’는 등의 반발이 나올 것을 우려해 매수에 치우친 의견을 낸다”며 “외국처럼 일정비율 매도 의견을 의무화하는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포트를 많이 낸 증권사를 살펴보면 대우증권이 191개로 가장 많은 종목을 분석했고 이어 한국투자증권 188개, 삼성증권 176개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