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단독] 외환은행이 IT에 30억 투자한다는데…결정은 하나금융이?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5년간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보장키로 했던 하나금융이 최근 경영간섭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이 하나은행으로부터 독립된 것이지 지주사에서 독립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며,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경영지시를 내리는 것 자체가 독립경영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정도가 지나치다'고 볼만한 일이 있었다.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 결제를 행장보다 먼저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안경수 외환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독립경영이라면 IT라든지 은행 투자에 대해 은행장이 결제해야 한다. 금액이 20~30억원짜리로 알고있다. 그런데 행장이 결제하기 전에 (조봉한) 하나지주 CIO(겸 하나INS 대표이사)가 먼저 2억원 이상의 투자건에 대해 심의하고, 5억원 이상에 대해서는 (최흥식) 하나지주 사장이 승인을 먼저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겠다, 할 수 있다의 계획이 아니라 하나지주가 처음으로 PI 안건을 가지고 위원회를 열었고, 그리고나서 행장한테 당신은 사인만 하라 이렇게 온거다"며 "하나지주 사장이 투자건에 대해 자기가 사인한 다음에 은행장한테 사인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사인을 안 하겠냐"고 했다.

PI는 외환은행의 이미지 중심 업무프로세스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지난 27일 'IT투자심의(실무)위원회'를 열고, PI 및 투자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으로도 2억원 이상의 신규투자는 사전 승인하고, 이 위원회에서 IT 관련 중장기 사업계획 전략과 사업계획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에 IT투자 관련 별도의 조직과 절차가 있는데도 하나금융지주가 이같은 절차를 밀어붙이는 것은 독립경영 합의를 명백히 부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황하얀 노조 부위원장은 "통제하겠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며 "지주사가 먼저 결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독립경영 합의에 위배되는 것인데, IT 투자 등을 통제함으로써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