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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조 출범 1주년…"무노조 경영 폭력성·부당함 확인"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삼성전자에서 일하다 백혈병과 각종 암에 걸린 노동자들의 증언과 죽음을 통해 삼성이 엄청난 초과노동을 시키고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 노동자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던 노동자들에 대한 감청·납치·감금·회유를 해 노조를 저지시켰던 일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18일 삼성 노조는 서울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설립 1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우선 노조 측은 설립 전부터 삼성의 탄압이 예상대로 집요하고 치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설립과정에서 설립을 준비하던 조합간부에 대한 미행과 감시, 협박이 계속 이뤄졌다"며 "노조가 설립되기 직전 유령노조가 설립됐고, 설립 1주일 만에 단체협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또 "삼성노조가 출범을 알리는 날, 설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조장희 부위원장이 해고를 당했다. 같은 시기에 김영태 회계감사도 감사에 회부되고 결국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설립 후 활동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조는 "첫 작성한 노조 신문을 에버랜드 내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배포했으나 삼성은 이것마저 폭력적으로 방해했다"며 "나눠준 유인물을 경비직원과 관리직원이 빼앗아 찢어버리고, 유인물을 나눠주는 소수의 조합간부를 대응하기 위해 100여명에 가까운 경비직원과 관리직원을 동원해 욕설을 하는 등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삼성의 행위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일부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했는데, 이에 대해 삼성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사규를 어긴 유인물 배포를 이유로 박원우 노조위원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노조는 "지난 1년 동안 단체교섭을 위한 대화를 요청했으나 삼성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삼성은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방해와 법적 대응, 지속적인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를 통해 무노조 경영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반노동자적인지 또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노조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삼성에 맞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우고, 삼성에 노조가 정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투쟁해 나아갈 것을 다시한 번 결의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