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에서는 송별회까지 마친 現 안택수 이사장이 연임되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금융권에는 금융위원회 출신 낙하산을 내려 보내려다가 역풍을 맞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안택수 이사장의 연임 과정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직원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것이다. 백정일 신보 노조위원장에게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대이유 한가지를 들어보겠다. 금융기관은 보수적이어야 하는데, 신보는 담보 안잡고 신용을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보수적이어야 한다"며 "신보의 단기성과 연봉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라고 해서 도입했는데, 이는 신보에 절대 도입하면 안되는 제도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성과연봉제는 1년단위로 실적을 측정해서 연봉을 주는 것인데, 실적 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보증 많이하고 사고안나면 최고다"며 "그러면 1년단위만 측정한다면 1억 줄 업체에 3~4억 퍼주면 사고나나 안나나. 절대 안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떨까. 1년동안은 괜찮지만 3~4년후 데미지를 다 입는다"고 설명했다.
백정일 위원장은 "국회에 다니며 이 얘기하면 다들 맞다고 한다. 상식적인 얘기다"며 "그런데 안택수 이사장 만나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말랬더니 정부가 하라니까 한다고 했다. 이것이 기관을 대표하는 사람이 할 얘기인가. 아니면 아니라고 얘길 해야지"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단편적인 대표적 사례를 얘기했다. 이것이 직원들이 반대하는 이유, 불통의 리더십이다"고 덧붙였다.
백 위원장은 안택수 이사장의 연임이 결정되다시피했던 상황에서 그를 만난 후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직원들을 모아놓고 재취임식은 아니고 (재연임 관련) 소회를 밝히는 자리였다. 1년을 더 하게 됐으니 기금을 위해 잘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할 줄 알고 갔었다"며 "책상에 노조의 (연임반대 관련) 성명서가 있었다. 밑줄 쳐있고 깨알같은 글씨로 반대논리가 적혀있었고, (안 이사장이) 하나하나 지적했다. 노조는 견제·감시조직이라 좋은 얘기만 할 수는 없는데, 그렇게 나오니 서로 고성만 오고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명서 반박과 함께 노조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며 "성명서를 내지 말라는 것인지, 노조 역할을 포기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 노사관계조차 이해를 못한다. 노조한테 잘해보자고 해야 정상적인 것이 아니냐"고 밝혔다.
끝으로 백정일 위원장은 "노조에게는 합법적인 투쟁의 장이 다 열려있어 파업까지 가능하다. 안택수 이사장이 자리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나갈 것이다"며 "직원이 돌아섰는데 얼마나 버티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