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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병덕 국민은행장, 직원들에 부정적 파업관 '설파'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KB국민은행이 최근 직원들에게 민병덕 은행장의 부정적인 파업관을 담은 게시문을 열람할 것을 세차례나 촉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이 은행 직원들에 따르면, 사측은 금융노조의 총진군대회가(30일 총파업준비집회) 개최된 지난 26일 오후 1시2분과 3시13분, 4시37분 이날 비상임원회의에서 발표한 '은행장님 말씀'을 사내전산망에 등재했다며 그 글들을 열람할 것을 지시하는 전자우편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민병덕 행장은 '은행장님 말씀' 중 '언론보도 등 현상황에 대한 인식'이라는 글을 통해 "금융노조가 당초 예고한대로 30일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나, 경쟁은행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총파업에 불참할 의사를 명확히한 상황이다"며 "결국 노조에서 파업을 끝까지 강행할 경우 이번 파업은 마치 국민은행이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원들의 임금 인상, 우리금융 민영화 저지 등의 이슈로 총파업에 돌입할 경우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더욱이 지난 25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우리금융 인수에 대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후 파업의 명분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며 "귀족 노조, 탐욕에 빠진 은행이라고 비판하는 세간의 상황을 고려할 때 굳이 파업을 강행하려는 노조의 상황인식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총파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 속에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CD금리 담합 의혹은 은행권 전반에 대한 불신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집단대출과 관련한 불미스런 사고로 인해 국민은행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 측은 사측이 합법적인 집회에 조합원이 참석하지 않도록 종용 및 회유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민병덕 은행장과 강용희 부행장, 김형태 부행장을 지난 6일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