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에 대한 외환은행 노조 측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지난 4일부터 을지로 본점에서 매일 3차례 피켓 시위를 하는 한편 6일 700여명, 10일 10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집회를 개최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12일 저녁에는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수도권 직원 4000명이 참여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하나지주는 7월 중순 임원 워크숍에서 2014년 초까지 IT통합 완료를 목표로 제도, 프로세스, 금리, 상품체계 등을 사전 통합한다는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최근 컨설팅 발주와 TFT 구성 등 IT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왔다. 최소 5년의 독립경영 보장을 합의했던 하나지주가 지금 IT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하나금융 측은 두 은행의 IT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하나·외환 여자농구단' 창단식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통합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은행의 IT에는 여러 부문들이 있다. 외환은행에서 좋은 부분과 하나은행에서 좋은 부분을 가져와 한 방향으로 나아감으로써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다"며 "IT를 하나은행으로나 외환은행으로 합치자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자리를 함께했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비용절감 차원에서의 업그레이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김종준 행장은 "이번 IT 작업은 금융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수 있다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간) 합의에도 부합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