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우리나라의 연금시스템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5일 발표된 멜버른-머서 글로벌연금인덱스(이하 MMGPI) 지수를 보면, 한국의 연금시스템은 평가대상인 전세계 18개국의 연금시스템 가운데 총점 44.7로 세계 16위, D등급을 받았다.
MMGPI는 글로벌 컨설팅사 머서(MERCER)와 호주금융연구센터가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의 지원을 받아 매년 발표하는 세계 연금시스템 평가 지수다. 은퇴 후 지급하는 연금액의 '적정성', 연금시스템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 및 사적연금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운영요건의 '완전성'을 종합 평가해 산출된다.
머서는 우리나라의 연금시스템 평가 개선 방안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확대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의 지급 방식 의무화 △사외예치금 증대를 통한 적립비율 강화 △퇴직연령 상향 조정 △감사 등의 거버넌스 구조 마련 △가입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조사에서 덴마크는 높은 적립율, 적절한 사적연금 제도 및 선진화된 연금 제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총점 82.9점으로 조사 국가 중 처음으로 A등급을 받았다. B등급 이상 받아 안정적인 연금시스템을 갖춘 국가는 네덜란드, 호주,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순으로 꼽혔다.
반면 아시아 조사대상국 중 호주와 싱가폴을 제외한 우리나라, 중국, 일본, 인도 등은 모두 D등급을 받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18개국 평균 61점보다 16.3점 낮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특히 연금시스템의 완전성에서 47.5점으로 조사국가 중 최하위 점수를 받았다. 연금시스템의 완전성 지수는 사적연금시장의 발전 정도가 영향을 미쳤다.
김충직 머서 코리아 부사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제도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체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데, 퇴직연금사업자들의 성과 및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 장치 및 제도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금시스템은 제도적인 이유로 이슈가 이미 발생한 후에는 해결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경제적인 손실도 매우 크다"며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MMGPI 참여를 함으로써 향후 정기적인 연금시스템 점검을 통해 발생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고 의미있는 발전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