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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던 문제아, 삼성에서 대한민국 명장을 꿈꾸다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술과 담배, 학교폭력, 오토바이 절도까지…중학생 시절 저는 소위 '일진'이라 불리던 불량학생이었습니다"
 
지난 1일 삼성그룹의 '열정樂서' 강연이 열린 대구 영남대 천마아트센터. 삼성직원 강연자로 나선 삼성중공업 전성규 사원의 첫 마디에 2200여명 학생의 이목이 집중됐다. 전 사원은 방황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삼성중공업에 입사하기까지 인생 역전 스토리를 털어놓았다.

전성규 사원의 방황은 친구들의 놀림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체장애 1급으로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와 지체장애 5급으로 130cm 작은 키를 가진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불편한 몸으로 구두수선을 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부모님이었지만 부모님의 장애는 학창 시절 내내 그를 따라다니는 놀림감이었다. 
 
중학교 시절 부모님을 향한 참기 힘든 모욕에 그는 이성을 잃고 친구를 때렸다. 그 사건을 계기로 소위 '노는 친구'들과 어울렸고, 술, 담배는 물론이고 학교폭력까지 일삼으며 방황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부모와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살아가던 그는 구치소까지 가게 됐다.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 경찰에 적발된 것. 전 사원은 "구치소에서 만난 폭력, 사기, 절도 등 다양한 전과의 범죄자들이 마치 자신의 미래 모습인 것 같아 끔찍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구치소 면회실에서 본 아버지의 눈물은 전 사원 인생에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들을 보러 온 아버지는 "성규야, 너는 내 아들이지 죄인이 아니다. 고개 들고 어깨 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장애인 부모에 대한 원망으로 방황했지만 구치소 생활을 하며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한 그는 "더 이상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출소 후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밤낮없이 공부에 매진해 고교에 수석으로 입학했고, 진학 후 더욱 공부에 재미를 붙여 국가기술자격증 3개를 취득했다.
 
삼성중공업 입사 후 용접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기술명장’이라는 또 다른 목표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는 "명장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올해 삼성중공업 사내대학(삼성중공업공과대학)을 졸업했다"며 "한때 불량학생이었지만 지금은 가슴 뛰는 삶을 사는 대학민국 청년이다"고 말해 학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전성규 사원은 "독하게 맘 먹고 열심히 살다보니 문제아에서 고교수석입학 모범생, 지금은 대한민국 명장을 꿈꾸는 기능인이 됐다"며 "혹시 나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 강의가 조금이라도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