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현대자동차가 대통령후보 집단폭행 및 경찰의 법 집행마저도 방해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 선거유세를 위해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았던 김소연 무소속 대선 후보는 사측의 비정규직 해고자 폭행에 항의하다 안경 파손 및 팔과 허리를 다치는 부상을 당했다. 경찰은 김 후보를 폭행한 현대차 용역경비를 연행하려 했지만 다른 경비들에게 제지당했다.
김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이날 오전 7시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에서 출퇴근하는 조합원들에게 선거유세를 진행했다. 이어 9시부터 정문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했고, 울산 선거운동원들은 명촌 주차장문 앞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자들과 함께 유세를 했다.
이 가운데 김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오전 10시경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6시간 파업'을 진행 중인 비정규직원들이 공장 안에서 폭행과 납치를 당했다는 소식과 명촌 주차장문에서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경비들에게 폭행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명촌 주차장문으로 가 폭행에 대해 항의하고,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운동을 방해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정문 앞에서 항의를 하고 있던 10시30분경, 현대차 용역경비들 뒤편에 있던 책임자가 "밀어, 밀어"라고 소리치자 용역경비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밀기 시작했다. "밀지 마세요, 다쳐요"라고 말하던 김소연 후보와 정원현, 서쌍용 선거운동원이 후보와 함께 뒤로 넘어졌고, 앞으로 밀고 나오는 용역경비들에게 밟혔다. 김 후보는 넘어지면서 팔과 허리를 다치고 쓰고 있던 안경도 깨졌다. 하지만 용역경비들은 박점규 선거투쟁본부 사무장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선거운동원들과 해고자들을 폭행했다.
현장에 있던 중부경찰서 경비과장과 경찰들은 김 후보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서 항의하자 그제서야 병력을 밀고 들어왔는데, 용역경비가 아니라 김 후보의 팔을 끌어내고 "나가, 나가, 나가"라고 소리치며 방패로 밀어냈다. 선거운동원들과 해고자들도 경찰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왔다.
김소연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중부경찰서 경비과장에게 폭행을 가한 경비책임자 보안팀장과 폭행을 가한 경비들을 즉각 폭처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연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대통령후보에게 반말을 하고 방패로 밀고 팔을 끌어낸 경찰을 조사해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선관위와 112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그러자 경비과장은 보안팀장에게 나올 것을 요구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더니, 보안팀에서 나오지 않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 사이 현장에 도착한 양정파출소 경찰과 중부서 정보과 형사가 현장에 나타나 폭행을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김소연 후보는 폭행을 가한 10여명의 경비 중에서 한 명을 지목했고, 경찰은 경비를 파출소로 연행했다. 하지만 11시20분경, 용역경비 20여명이 갑자가 달려가더니 경찰에게 연행되어가던 경비를 가로막고 경찰에게서 경비를 빼내 공장안으로 숨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자동차 용역경비들이 대통령후보에 대해서도 이렇게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얼마나 심하게 폭력을 가하겠는가. 대통령후보를 집단폭행하고, 경찰의 법 집행마저도 짓밟아버리는, 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이 바로 현대자동차다. 우리는 오늘 이 폭력만행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며, 폭행당사자들을 기필코 구속시킬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대차 노사의 유혈 충돌은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현대차의 불법파견 인정, 6대 요구안 수용' 등을 요구하며 6시간 파업에 들어가자 사측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려 하면서 벌어졌다. 양측이 밝힌 부상자 수는 모두 46명이며, 사측은 이날 하루 235대의 생산차질을 빚어 39억7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