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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4분기 실적 가장 저조할 듯…'신한의 1/3'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은행들의 지난 4분기 순이익이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금융의 실적이 가장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성동조선과 SPP조선, 삼진조선 관련 충당금 여파 때문이다.

4일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은행들의 4분기 실적은 전분기 대비 약 42.1% 감소한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권사들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실적부진의 배경은 4분기 중 대출이 거의 늘어나지 않고 NIM(순이자마진)은 약 7bp 추가 하락하면서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고, POSCO 등 보유 유가증권의 추가 감액손실시 및 휴면예금 잡이익 처리 금지로 비이자부문도 손익감소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계절적인 판관비 증가 요인과 더불어 대손충당금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목표 NPL(부실채권) 비율을 맞추기 위한 각 은행들의 부실자산 상·매각 증가로 인한 부담과 더불어, 금융감독원이 조선·해운 등 완전자본잠식업체에 대해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은 기존 예상치를 다소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이 점이 우리금융에는 큰 부담거리다.

금감원은 4분기에 조선·해운업체 중 요주의로 분류되어 있지만 자본이 완전잠식된 업체에 대해서는 충당금 적립을 집합평가에서 개별평가로 변경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IFRS 하에서는 개별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동질적인 성격의 자산에 대해서는 집합평가를 통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30억원 이상 NPL여신 및 채권재조정 여신 등에 대해서는 개별평가를 통해 충당금을 적립한다. 집합평가는 익스포져에 PD(부도율), LGD(부도시 손실률), CCF(신용환산율)을 곱해 충당금을 산출하고 개별평가는 익스포져와 미래현금흐름(은행회수예상금액)의 현재가치 와의 차이만큼 충당금을 적립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요주의여신일 경우 집합평가를 하게 되지만, 완전자본잠식기업의 경우 보수적인 견지에서 충당금을 개별평가로 전환하라는 것이 감독당국의 취지다.

금융권에서는 요주의로 분류되어 있지만 완전자본잠식상태인 성동조선, SPP조선, 삼진조선 등이 이번에 개별평가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조선사들은 일반여신 외에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개별평가를 하게 되므로, 관련 충당금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성동조선과 SPP조선, 삼진조선 등에 대한 익스포져(대출채권과 확정지급보증)가 업계에서 가장 크다.

우리금융 측이 지난 2분기 중 성동조선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개별평가로 전환했지만, SPP조선 익스포져도 크다는 점에서 4분기 큰 폭의 충당금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경우 이점을 감안, 우리금융의 예상 순익을 132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신한지주(4120억원)의 1/3도 안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최정욱 연구원은 "수익추정치 자체도 결코 보수적인 수치가 아니다"며 "실제 순익은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