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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room] 이순우 우리은행장 '은행의 소명' 소신발언 눈길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은행의 소명은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서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개척과 도전을 같이하며 미래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참된 은행이 되어야 함을 강조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4일 서울 회현동 본점 강당에서 열린 은행 창립 114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화폐융통(貨幣融通)은 상무흥왕(商務興旺)의 본(本)'이라는 우리은행 창립 이념을 언급했다.

이는 돈을 원활하게 돌게 하는 것이 국가발전의 근본이라는 의미로, 우리은행의 태동인 대한천일은행의 설립 목적이다.

이순우 은행장은 "금융의 발전이야말로 경제 발전의 기초라는 숭고한 창립이념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우리은행의 국시(國是)다"며 "당시 우리 선조들께서 원했던 은행은 단순히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해서 이익을 남기는 은행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아니라 당신의 꿈과 희망을 맡길 수 있는 은행, 삶에 대한 개척과 도전을 같이하며 미래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참된 은행을 원했던 것이다"며 "저는 '참 금융' 실천이야 말로 우리 시대가 간절히 원하는 금융의 참된 정신이자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참금융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및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가경제의 발전과 고객에게 신뢰받는 금융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순우 은행장은 지난 2일 시무식 대신 홍유릉을 찾아 대한천일은행을 탄생시킨 고종황제와 대한천일은행 2대 은행장을 지낸 영친왕의 묘소를 참배하고, 참금융 실천을 다짐하기도 했다.

▲ 홍유릉 참배하는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임직원들의 모습.
▲ 홍유릉 참배하는 이순우 우리은행장과 임직원들의 모습.

물론 그 역시 다른 은행장들과 마찬가지로 올 한해 여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경제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장기 침체의 국면에 진입하고, 금융시장 역시 최대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은행 114년 역사가 한결같이 말해주는 것은, 고객과 함께 가는 길에 우리은행의 생존과 번영이 있어왔다는 사실이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금융이 실물경제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대로 된 은행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 우리 고객들이 원하는 진정한 은행의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기업을 살리고 고객에게 힘이 되는 은행,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 등 서민금융 지원에도 앞장서는 은행이 되어야 한다. 상생과 나눔을 통해 우리 국민과 우리 경제에 생기를 불어넣는 금융의 참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2013년 우리은행의 경영목표인 '희망을 실현하는 사랑받은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족 모두의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