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자본잠식 상태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이하 KAPS)의 지분 50%를 금호산업으로부터 취득키로 한 것과 관련,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거쳐 금호산업으로부터 KAPS의 지분 50%를 총 721억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은 현지에서 호텔 및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베트남 내 항공업과 호텔사업을 연계해 항공·호텔·쇼핑·문화가 조화된 복합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KAPS가 2009년 이래 부채비율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고, 자본총계도 2009년 178억6700만원에서 2011년에는 -74억7500만원에 이르러 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 재무상황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2011년까지 부실회사로 추정되는 KAPS의 지분 50%의 가치를 721억원으로 산정한 것은 실제보다 과대평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에 공문을 보내,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의 지분가치를 산정한 근거에 대해 질의하기도 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으로부터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의 지분을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다면 이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며 "계약체결 금액이 금호산업에게 현저히 유리한 가격이 아님을 소명함으로써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KAPS 가치평가(721억원)는 삼일회계법인, 한영회계법인 등 복수의 회계법인이 평가한 결과다"며 "KAPS는 매년 4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고수익 자산으로 연간 약 300억원의 안정적인 잉여현금을 수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현재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절차가 진행 중이며, 지난해 6월 박삼구 회장 일가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불황으로 여전히 경영상황이 좋지 않아 자산처분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의 자회사로, 채권단과의 자율협약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