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이용 실적이 지난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4년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2일 여신금융협회 등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7개 카드사의 지난해 3·4분기까지 현금서비스 이용실적은 42조3516억원으로 2011년 같은 기간의 44조3070억원에 비해 4.4%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신한카드가 15조6311억원으로 2011년 17조314억원보다 8.2% 줄었고, 삼성카드도 6조6300억원에서 6조912억원으로 8.1%,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비씨카드도 실적이 각각 17.4%와 11.3%, 20.8% 하락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난 2011년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실적이 61조2386억원으로 2010년 47조894억원에 비해 28.1%나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반전으로 볼 수 있다.
2010년의 이용실적 역시 2009년의 42조7324억원에 비해 11.9%가 늘어났었다. 이에 반해 2009년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의해 금융위기가 시작됐던 2008년 실적 46조1187억원에 비해 처음으로 7.3%가 줄었었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2008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영세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현금서비스에 대한 전체한도와 개인한도를 줄이고, 정부의 권유에 따라 이용절차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반 정부가 중소상공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중소상인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강제로 내린 것도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줄이게 된 또 하나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 강제 인하 이후 카드사들은 고객들이 이용하는 카드에 대한 포인트 등 각종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할부금융을 줄이는가 하면, 현금서비스 한도조차 축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최근 진행되고 있는 우리카드 분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는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에 경기침체 장기화가 맞물린 저성장·저수익 구조, 자본·유동성규제 및 소비자보호 정책 강화 등으로 결국 리스크만 커질 뿐 현재보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으로 요약된다. 경제상황이 작년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또 카드업 속성상 체크카드만으로는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는 지적도 간과하기 어렵다.
특히 1~2년 전에 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카드사 간 피말리는 시장 점유율 경쟁이 벌어진 것을 감안, 우리카드도 신용 대출과 카드상품 판매를 놓고 기존 카드사와의 '출혈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판단 및 '제2의 카드대란'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