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어핏 |
지난 3일 에릭슨(통신장비 업체)의 모바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휴대전화의 65%가 스마트폰이었으며 이 수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내년에는 모바일 가입자수가 전세계 인구수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이 보고서에 알 수 있듯이 스마트폰 시장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급성장하여 몇 년안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직 인터넷이나 네트워크 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신흥국을 제외하고는 스마트폰은 이제 누구나 휴대하고 다니는 일상적인 소모품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동안 스마트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은 이제 포스트 스마트폰(Post-Smartphone)산업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다. 그 변화의 가장 중심에는 웨어러블 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제 휴대하고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스마트폰에서 양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최신 정보를 공유하는데도 무리가 없는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가진다.
업계에서는 올해 웨어러블 시장 규모를 작년보다 약 2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앞으로 약 10년간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전반적인 산업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웨어러블 제품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스마트워치다. 작년 하반기에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기업은 삼성으로 50%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은 지난해 삼성 갤럭시 기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기어2, 기어2네오 그리고 기어핏까지 총 4개의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에는 통화기능이 추가된 새 스마트워치를 런칭할 계획이다.
초기 출시작인 갤럭시 기어는 소비자들의 호응이나 판매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후속제품인 타이젠 장착의 기어2와 기어2네오는 기능이나 디자인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받았다. 기어핏은 지난 2월 개막한 세계 모바일 콩그레스에서 '최고 모바일 제품상'을 수상했다. 기어핏은 세계 최초로 휘는 아몰레드 스크린을 장착하였고 피트니스 기능에 중점을 두는 한편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들도 골고루 탑재한 고성능의 제품이다. 그 외 페블이나 소니등 비슷한 사양을 지닌 스마트워치들도 삼성의 뒤를 잇고 있다.
빠른 시장 선점을 통해 삼성의 스마트워치가 현재는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웨어러블 산업이 성장할수록 구글이나 애플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사의 운영체제를 갖고 있고 이미 전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상태에서 삼성의 타이젠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전세계 모바일 기기의 약 80%이상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다. 구글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플랫폼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지난 3월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스마트워치 OS로 출발해 점차 다른 웨어러블 기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는 모토로라와 LG의 '모토360' 그리고 'LG G 워치'등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장착했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스마트폰의 알림 기능과 피트니스 기능 그리고 내비게이션 등의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으며 스마트폰용 OS인 안드로이드처럼 오픈플랫폼으로 여러 제조사(삼성포함)가 안드로이드 웨어용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구글글래스 |
구글은 웨어러블 기기로 이미 구글글래스를 공개한바 있다. 구글글래스는 사용자의 오디오를 인식하여 사진을 찍고 영상도 공유할 수 있으며 내비게이션 기능 등 고급사양을 탑재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인 사생활 침해 및 저작권 침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구글글래스에 이어 구글은 스마트 콘택트렌즈도 개발 중이다. 이 제품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의학용으로 렌즈에 내장되어 있는 센서가 눈물을 인식해 혈당 수치를 측정한다. 무인자동차와 구글글래스를 개발한 팀에 의해 개발중인 이 제품은 상용화되기까지 약 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가장 주목 받는 웨어러블 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은 애플의 아이워치다. 아이폰6와 함께 올해 3분기 경에 공개될 아이워치는 이미 지난 세계개발자회의에서 헬스키트가 공개된 만큼 건강 및 피트니스 기능이 중점적으로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워치에 내장된 센서가 사용자의건강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폰의 헬스키트와 연동되어 정보가 공유된다. 애플은 아이워치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으나 이미 아이워치의 제작을 위한 사파이어 공정 및 액체금속 판매권 체결 그리고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 등이 언론에 공개된 상태다.
아이워치 가사모형중 하나 |
애플의 아이워치는 출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아이워치의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애플이 얻을 수 있는 시장가치 및 브랜드 마케팅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웨어러블 제품들은 손목밴드 혹은 시계, 안경등 소수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더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출시될 예정이다. 올해 라스베가스에서 개막된 세계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는 웨어러블 카메라를 비롯해 이어폰, 쥬얼리등 좀 더 진화되고 기능적인 제품들이 전시되었다. 이는 웨어러블 산업이 틈새 마켓에서 점차 주류산업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으며 스마트폰에서 구현할 수 없는 기능들을 탑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소셜 네트워크의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진 IT산업의 변화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디바이스의 기술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소비자들은 기존 오프라인의 소비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행태를 바꾸었으며 이는 인터넷 중심 산업으로 이어졌다. 향후 IT산업은 인터넷 중심의 IoT(Internet of Things)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부분에서 더 독보적인 발전을 이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IoT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중심은 결국 하드웨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에 있어 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양대 산맥구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타이젠이 이 시장에서 주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아니면 구글의 종속적인 존재로 전락할지는 아직 모른다. 자사의 OS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 같다. 결국 시장선점을 통한 브랜드 가치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