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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박스권 탈출 시동…"실적 옥석가리기 중요"

코스피가 지루한 박스권 터널을 벗어날 기미를 보이자 투자전략을 짜는 개인투자자들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기 회복 기조에 따라 코스피의 상승세는 이어지지만, 종목별 장세 속에 기업의 '실적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장중 2,060까지 돌파하며 다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전날보다 11.84포인트(0.58%) 오른 2,060.65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한때 2,065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지수가 박스권 상단(2,050∼2,060포인트)을 뚫은 기세를 이어가 순항할지, 다시 하락해 박스권에 갇힐 것인지에 쏠린다.

증권가의 전망은 일단 밝은 편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에의 신뢰가 굳건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새 경제팀의 내수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때문에 코스피가 박스권을 넘어 2,100선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도 곳곳에서 나온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자금이 몰려오는 가운데 기관들도 추후 지수가 올랐을 때 부담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물량 비중을 줄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코스피가 우상향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2,10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지만, 투자전략을 짜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증시의 상승 흐름을 살펴보면 개별종목 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까지 상승하는 동안 증시 영향력이 막강한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뚫고 본격적인 상승 구간에 진입한 지난 15일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각각 130만원대, 22만원대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임 팀장은 "현재 지수가 2,060선까지 올라온 것을 살펴보면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끈 것이 아니다"며 "실적 개선 종목들이 증시 호조를 이끈 만큼 앞으로도 실적 차별화 현상을 보이면서 지수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차별화 종목들이 주가 상승을 이끈 만큼 경기 민감주에 다시 눈을 돌려볼 시점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부진한 실적을 낸 종목들의 이익이 좋아지면서 박스권 돌파가 이뤄진 것"이라며 "실적과 관련한 업종 색깔의 변화를 잘 가려야 하는데 증권, 은행, 철강, 화학 등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고 언급했다.

이원선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중국의 7월 HSBC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국내 내수경기 부양책을 고려할 때 경기민감 대형주의 강세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역사적 저점에 있는 업종(조선, 철강)이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업종(건설, 증권, 삼성전자 제외한 휴대전화, 은행)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