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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투자전략> 지정학적 리스크에 깊어지는 '숨고르기'

국내 증시의 숨 고르기가 길어지고 있다.

단기간에 가파르게 뛴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대외환경이 빌미가 됐다.

국제금융시장은 지난달 포르투갈 은행인 방쿠에스피리투산투(BES)의 유동성 위기,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둘러싼 불안감을 어렵지 않게 털어내는 듯했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변수의 재부상에는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이후 서방의 추가 제재가 러시아의 보복 제재를 불러오며 제재 공방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정치적 명분 때문에 경제적 희생을 감수하는 모양새다. 유럽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여기에 이라크 수니파 반군의 세력 확장에 미국의 공습설까지 흘러나왔다.

이달 들어 조정 국면에 들어선 선진국시장에선 간밤에도 불안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에선 주가가 1% 넘게 떨어진 곳이 많았고 뉴욕시장의 3대 지수도 0.5% 안팎씩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줄며 호재가 될 수 있었지만 지정학적 위험을 이겨내진 못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나온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도 시장 기대를 넘지 못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러시아와 서방의 충돌은 양측의 경제관계에 비춰볼 때 세계경제에 부정적"이라며 "특히 독일과 미국 같은 선진국 주가가 높아져 조정을 받을 시점에 불거졌기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작아 보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내적 차별화 요인인 정책효과가 다소 희석되는 조짐도 나타난다.

새 경제팀이 지난 6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이 당장 증시에는 큰 동력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측면이 있지만 일부 개정안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도 투자자들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국내 주식시장도 이런 요인들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세법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커지며 그 효과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 조정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날 기대해볼 만한 발표는 중국의 7월 무역 성적표다. 시장에선 수출이 7.5%, 수입이 3.0%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노중 팀장은 "최근 중국 경기의 흐름에 비춰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의 움직임 변화도 수급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숨 고르기 속에서도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지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곤 했지만 올해는 정책효과로 그 시기가 확 당겨졌다"며 "배당주와 배당주펀드의 영향력이 하반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기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들로 구성된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강세"라며 "정부의 배당소득세 인하 추진으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욱 확대되며 배당주 ETF의 수익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