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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인터넷 망 사업자간의 파워게임···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은?

국내 인터넷 망 사업자(KT·SKB·LG 등)와 페이스북 등 해외 컨텐츠 사업자 간의 파워게임은 현재진행형이다.

17일 IT(정보기술) 업계에 의하면 외국계 CP(콘텐츠 사업자)의 망 무임승차 논란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대세가 되면서 본격 시작됐다.

외국계 CP의 서비스가 사진·텍스트 중심이던 시절에는 국내 이용자가 국제 회선을 타고 나가 한국 밖의 CP 서버에 접속해 콘텐츠를 보면 됐다. 외국계 CP가 우리 망에 부담을 주는 형태가 아니었던 만큼 현재의 망 비용 논란도 없었다.

이유는 동영상에 비해 단순 SMS, 텍스트, 이미지 등을 이용하는 서비스는 소요 대역폭이 훨씬 적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렇게 국내 이용자가 국제 회선을 쓰면 해당 망 사용료는 한국과 외국의 인터넷망 사업자가 나눠 정산했다.

그러나 구글의 유튜브(YouTube) 등과 같은 해외 동영상 서비스가 2000년대부터 선풍적 인기를 얻으며 상황은 달라졌다.

사용자가 국제 회선을 타고 외국의 CP 서버에 접속하는 방식은 속도가 느리고 정체도 많아 동영상이 끊기고 버퍼링(동영상을 로드하는 과정)이 길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인터넷망 사업자와 주요 외국계 CP는 한국 현지에 캐시(cache) 서버를 설치하고 국내 회선을 통해 서비스하는 대안을 선택한다. 쉽게 말해 인기 좋은 동영상 등을 캐시 서버에 저장하고 이용자 접속·요청 시 국내에서 바로 전송하는 구조다.

한국에서는 2011년 유튜브가 처음으로 캐시서버를 설치했다. 캐시 서버는 한국 인터넷 회선을 쓰는 설비인 만큼, 여기서 발생한 트래픽 양에 따라 인터넷망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런데 캐시 서버를 놓은 외국계 CP 1호 유튜브는 SK브로드밴드(SKB)·KT·LG유플러스 등 3대 인터넷망 사업자 등에게 캐시 서버로 인터넷망 사업자가 받는 혜택을 들어 망 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게 끔 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유튜브 등을 캐시 서버 없이 국제 회선으로 접속하면 속도가 느려 이용자 불만이 커진다. 때문에 막대한 국제 회선 비를 내야 하는 만큼 인터넷망 사업자에게는 망 비용을 안 받아도 '남는 장사'라는 논리다.

다만 일각에서 나오는 볼멘소리의 근본 원인은 네이버·다음카카오·아프리카TV·판도라 등 국내 업체의 동영상 서비스들은 인터넷 망 사업자에게 망 이용 댓가를 낸다는 점에 있다.

한편 이러한 유튜브 사례는 그 뒤로 국내에 캐시 서버를 설치한 페이스북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페이스북은 캐시서버를 이미 설치한 KT에는 망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그러나 캐시서버 설치를 협상 중인 SKB, LG유플러스와는 유튜브의 전례를 꼽으며 망 비용 면제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이밖에 미래창조과학부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서 외국계 CP가 인터넷망 업체에 요금을 어떻게 내야 한다는 것에 관해 법규나 가이드라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