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되지 않고 은행 계좌에 잠자고 있는 돈이 17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권은 이러한 ‘잊혀진 돈’을 주인에게 되돌려주고자 캠페인에 나선다.
31일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6개 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 가운데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거나 만기 후 1년 이상이 지난 미사용 계좌는 총 1억1천899만개였다. 잔액 기준으로는 17조4천억원에 이르렀다.
미사용 계좌 가운데 잔액이 ‘50만원 이하’인 소액계좌에 예치된 잔액은 1조3천억원으로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그러나 계좌 수는 1억1천600만개로 전체의 97.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방치된 미사용 계좌는 금융사에 계좌관리 부담을 지울 뿐만 아니라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
이에 금융권은 다음달 1일부터 7월 14일까지 6주간 미 사용계좌 정리를 집중해서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수출입은행과 인터넷 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16개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하며 금감원과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도 캠페인을 공동으로 주관한다.
1년 이상 미사용 계좌를 보유한 고객에게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로 이 사실을 통보하고, 동영상·포스터 등으로 홍보활동을 펼친다. 또 미 사용계좌를 정리한 고객에게 은행 자체적으로 포인트나 커피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연다.
한편 잔액 50만원 이하인 미사용 계좌는 공인인증서만 있다면 인터넷에서 쉽게 해지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은행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를 선택한 뒤 인증절차를 거치면 전 은행권 계좌 조회와 미사용 소액계좌 해지, 잔고 이전 등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