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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이트진로 '테라' 판매 호조 속 눈에 띄는 발포주 '필라이트' 부진

하이트진로 테라가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필라이트 판매가 좋지 않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필라이트는 국내 최초 발포주다. 테라 출시 전, 하이트진로와 관련해 맥주 부문이 언급될 때 필라이트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소비자에게 '발포주'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려졌다. 해당 개념은 일본에서 먼저 등장했다. 원료 비중을 줄여, 세금을 낮춤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인 상품이다. 이 때문에 기존 맥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이에 가성비가 장점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이트진로는 2001년부터 일본에 발포주를 수출해 왔는데, 필라이트가 국내 출시된건 2017년 4월이었다. 이 제품은 맥주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던 하이트진로에 힘을 줬다. 하이트진로가 겪던 맥주 사업에서의 어려움은 테라 출시 행사에서 김인규 대표의 표정에서만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5년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다.

당시 행사에서 김 대표의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했었는데, 그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맥주 업계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수입 맥주의 파상공세를 받아 하이트진로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이를 드러냈던 것이었다. 그러나 테라 판매량에도 불구, 하이트진로의 올 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5.3% 감소했다(64억원). 이 제품이 출시된건 올 해 3월이었다.

필라이트는 오비맥주 필굿과 발표주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국내 발포주 시장 규모는 연 2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필라이트는 테라 출시 전,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 카스에 밀렸고 또 수입 맥주로 인해 갈 길을 찾지 못했다. 이 자리를 필라이트가 대신해 줬었으나, 이 제품에 대한 판매 부진 언급이 나오고 있다. 필라이트가 잘 팔리고 있던 상황에서 오비맥주는 필굿을 내놨고 해당 시장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제품명도 필라이트와 비슷한 필굿으로 정해 견제했다. 제품명을 이처럼 비슷하게 정한 것은 견제의 이유로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테라에 너무 신경 쓰느라 필라이트를 놓친 이유로 이처럼 부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판단되기도 한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영향이 매우 큰 상황에서(52% 점유) 조금만 방심하면 발포주 시장에서도 오비맥주에 뒤쳐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