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계속 말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해 "무슨 회사가 돈벌 생각을 안 하고 시간도 없는데 저런 얘기를 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돈 버는 일을 하는 회사라는 곳은 이기적인 곳이다. 자선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을 이롭게 한다"란 생각까지 하게 되면, 이 회사는 좋은 회사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들은 "나만 잘 살면 된다. 뭐가 더 필요하나"란 생각을 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지난 3일 포스코센터에서 진행된 '기업 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이라는 행사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특별 강연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전통적 기업은 경제적 가치 창출이 기본 목표였고 주식회사로 경제 발전을 이뤄왔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됐으며 요즘 기업에서는 '기업 시민'과 같은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트랜드가 생겼다고 말했다.
사회가 미래로 가면 갈수록, 온갖 종류의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사실, 최 회장은 좀 어려운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순하게 "회사가 남을 돕는 좋을 일을 한다"라는 차원의 내용이 그가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에게 있어서도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라는 말이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최 회장은 기업과 거래를 함에 있어서도 "너희가 기업 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환경을 파괴한건 없어? 그에 대한 통계를 줘. 그렇지 않으면, 너희와 거래를 하지 않을거야"라는 형태의 거래 내용이 앞으로는 찾아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향후에는 이 같은 기업 형태가 되야만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갖추지 않는다면, 기업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그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어렵지만, 가야할 길이라는 말을 그는 하고 있다. 이것이 최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아직 희안하게 기업끼리는 안 한다. '나말 쓸거야'란 생각을 한다. 독점적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사이즈는 큰데, 재산의 효율도는 떨어진다"며 "이렇게 계속 되면 돈을 잘 벌지 못한다. 나누는 법을 배워야 한다. 더 잘 나누는 기업이 효과적이고 또, 더 좋은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올 해 5월, 구글의 연례개발자회의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애인 접근성에 대해서만 얘기를 했다고 한다. 수만명이 찾아오는 연례 전략 발표 자리에서 많은 할 얘기들이 있을텐데, 한가지에만 촛점을 맞췄다. 왜 이랬을까?
최 회장은 "이는 분명 시사점이 있다. 기업에게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건 생존 문제가 달려있는 부분이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구글 얘기를 꺼낸 것"이라며 "사회적 가치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지 못한다. 여태껏 했던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공정 거래를 한 것인가' 등 긴 스토리가 없으면, '그냥 사세요'라는 얘기가 먹히지 않는다"고 했다. 과거에는 얼마이면 살 사람인지를 구별하는 방식을 취했는데, 현재는 어떤 환경 가치를 원하는 고객인지를 살펴야하는 현실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최 회장은 "고객이 분석 가능한 사회로 바뀌었다. 이걸 '디지털 기술'이라고 칭하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 한사람이 수요자 한사람과 일대일 대응을 하고 있다. 수요가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원하고 있다. 이 말은, 잠재 고객이 사회적 문제가 뭔지 생각을 하는 것"이라며 "이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작이 됐다. 글로벌 기업은 이런거 잘 하고 있다. 예로 든 구글의 회의의 경우, 이들이 돈 버는 행위를 2차적 문제로 생각할까?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일차적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그들은 장애인 얘기를 했지만, 그 안에 돈 버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일 거라고 의심한다면, 틀린 생각이 아니다. 이 문제는 생존에 대한 것이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회사도 살기 위해 이 같은 글로벌 트랜드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요새 시장을 가 보면, 싸다고 팔리지 않는다. 옛날과 다르다. 투자자도 리턴이 많이 되는 것에 투자하는 게 다 였는데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며 "이는 조금 결이 다른 얘기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단계를 조금 넘고 있다. 이런 트랜드에 있다"고 전했다.
그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건 디지털 기술이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그 중요도를 데이터화 시키는 것이다. 최 회장은 "B2B(기업 간 거래)는 힘들다. 반도체를 만들 때에도 '에너지를 100% 바꾸는 걸 내놔라. 안 그러면 너네꺼 안 사겠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구매 연합이 생긴다"며 "그렇게 하지 못하면 제품에 대한 수요를 줄여 그들이 쓰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싸게 만드는 것과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하니, 어렵다고 했다. "너네 대기업인데?"란 말을 할 수 있지만, 글로벌을 상대하니 대기업이라고 쉬운 게 아니라고 했다. 진짜 큰 데이터를 갖추지 못하면 작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이라는 것을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라며 "태도를 바꾸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측정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래야 관리가 되고 목표를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측정부터 해야 한다. 당연한거다. 문제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옛날에도 움직이다보니, 시간이 흐르며 기준이 생기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적 가치에 대해 상당히 오랫동안 해야한다. 상관없다. 그래도 누군가가 재기 시작하면 발전이 될 것이다. 기준선이 하나씩 마련되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가 측정해봤다. 잘 잰거라고 누구에게 말할 수는 없겠으나, 그냥 쟀다. 그룹 전체를 쟀다"며 "저희도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들어봐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측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SKT의 '티맵'을 언급, 운전 습관을 측정해 보험사와 함께 해서 보험료를 깍아주는 것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보험료가 비싸지게 되는 것을 말한 것이다.
최 회장은 냉소적 반응이 제일 어려운 부분이라고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게 귀찮고 어렵다는 얘기를 듣는다. 저도 어떨 때는 싫다. 그러나,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다. 해왔던 관성을 바꾸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구성원들로 부터 충분한 이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사회와 경제적 가치, 2가지의 충돌이 저희 회사에서 많이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고객을 재정의하는 것이고 잠재고객에게 주는 것이다.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지속적인 고객이 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인색하게 생각할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는 곳에서 하라고 하고 우리는 그냥 해야하는 것에 집중하자'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는다. 내가 하기 싫으니,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남에게 가라고 하는 것이 항상 문제였다"며 "'되나 봐라'란 생각은 열심히 하는 사람의 힘을 빠지게 만든다. 정관 안에 박아버리는 것을 생각하기도 한다. 호소를 하고 있다. 기가막힌 방법이 내게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을 계속해 나가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가 사회적 가치 측정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건 지난 2009년 부터였다. "한 10년 왔는데, 쉽지가 않았다. 꾸준한 게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하다보면, 변하는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며 "그러나, 기업하는 이들은 좀 급하다. 이 문제는 당장되는건 어렵다. 꾸준한 소통이 동반되야 지속될 수 있다"고 최 회장은 말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 안에 있으며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에 기여를 해야 기업도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경제적 선순환이 지속가능성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환경 문제도 지속가능성 부분과 멀어져 가고 있다. 많은 문제를 볼 때, '지속가능한 사회인가'란 생각이 들며 혼돈스럽다"며 "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면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이것이 지금 기업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SK그룹의 사회적 책임 투자 확대 기조로 인해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가 된다는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SK는 '더블 바텀 라인', 즉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해 추구하고 있다. 이 경영 방침에 대해 평가된 것이다. 기업이, 더군다나 대기업이 이기성을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 SK그룹의,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 회장의 모습만으로도 우선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고 앞으로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서 이 같은 모습이 되야한다는 것에 대해 그는 이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