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테라' 제품의 광고에 '청정 라거'란 표현을 쓰지 못하게 된 이유는, 타 맥주 제조사들도 '호주산 맥아'를 사용하는데도 하이트진로가 자사만이 '청정 라거'란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 1위인 오비맥주의 '카스' 최근 광고를 봐도 '갓 만든 생맥주 공법 그대로'란 표현 정도만 나오지, 기자가 봐도 뭔가 문제시 될 듯한 메시지가 광고에서 나오진 않는다. 반면, '테라' 광고에서는 '이 맛이 청정 라거다'란 표현이 등장한다. 해당 표현을 소비자가 듣게 되면, "아, '테라'가 뭔가 더 청정한가보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맥주 광고에서 "청정하다"라고 하니, 해당 제품에 소비자들이 매우 끌렸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에 대해 '청정라거'는 '테라'라는 등식을 적용한 것이고 '이 맛이 청정 라거다!'라고 표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것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식약처는 '맥아'라는건 맥주의 성분 중 일부에 불과하고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맥아를 썼다는 이유로 '청정 라거'란 표현을 쓰는건 '과장 광고'라고 판단을 한 것이다. 식약처는 이 같이 판단했고 하이트진로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 부분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섞어 쓰는 부분도 있으나, '테라'에는 청정 국가인 호주에서도,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맥아를 100% 사용 중이다. 그래서 '청정 라거'라고 쓴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광고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다. 법률자문사 검토도 받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차별화된 청정함'이란 표현이 거짓이며 과장된 광고에 해당된다고 봤고 지난 10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렸다. 해당 조치로 하이트진로는 '테라'에 '청정 라거'란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일부 원료만을 가지고 그 같이 표현하며 상품을 알린다는 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은 것이다.
'테라'는 출시 이후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이트진로의 목표는 시장 점유율 1위에 자리하고 있는 오비맥주로 부터 다시 자리를 찾아오는 것이다. 그러나, '테라'가 좋은 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트진로의 작년 2분기 매출액(1905억)은 지난 2018년(1918억)보다 더 감소하는 수치를 보였다. 3분기(2122억)에는 전년동기(2091억)보다 소폭 증가했다.
'테라'의 해당 표현은 이 제품에서 하이트진로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부분이라 하이트진로로서는 매우 큰 걱정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라'에 대한 식약처 제재로 허위·과대 광고 문제에 대해 "조심히 가야한다"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모두들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테라' 외에도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식약처는 유명인 부인의 활동과 또, 한 방송인에 대해 최근 처벌을 내리기도 했다. 허위·과대 광고와 관련해서 였다. 제품을 잘 만드는건 좋지만, 홍보와 관련해 허위를 넣거나 과대 포장을 하는건 옳지 않은 것이고 식약처는 '테라' 등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다.
해안 사안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청정 맥아', '청정 라거', '리얼 탄산' 등의 광고 표현에 대해 문제 제기가 있었다. '청정 맥아', '리얼 탄산'은 실증을 통해 식약처에서도 인정을 했는데, '청정 라거'만 걸려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청정 지역에서 생산한 맥아만을 사용하니, '청정 라거'란 광고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저희의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원료 사용을 위해, 그런 맥아 수급을 위해 발굴을 했다. 그래서 광고 표현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라며 "광고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부분에 대해 법적 판단을 기다리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청정한 곳의 원료를 사용한 것이니, 표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데, 그러나, 식약처 판단을 보면, 어쨌든 '맥아'라는 원료는 맥주에서 일부에 불과하고 청정 지역에서 생산됐다고 해서 그 같은 표현을 쓴건 과대 광고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처분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법적 판단을 받기 위해 효력 정지 신청과 행정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관련해 지난 10일 행정처분, 시정 명령을 받았다"며 "시정명령 내용에 따라 '청정 라거'란 표현은 오는 20일부터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식약처 조치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법적 판단을 받기로 한 상황이고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향후 법원의 판결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