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지 구매를 고려하게 되면 심각해진다. 차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자동차는 가족을 생각할 때, 또 남자에게 중요하다.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이들이 차 안에서 편안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감사하다. 또 가끔 남자는, 혹은 가장은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차만큼 좋은 공간이 없다.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일을 위해 한 차량에 대해 기사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 이번처럼 구매까지 생각하게 된 경우는 없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마련한 시승 행사를 통해 'XM3'를 이미 경험해 봤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 다시 한번 시승 기회를 마련했다.
시승 차는 'TCe 260'이었다. 놀라운건 주행 연비다. 가장 높게 나온 수치가 21.7km/l였다. 80km로 속도 설정을 해둔 상황에서 였다. 대부분 에어컨은 한칸에 25도 정도로 해뒀고 통풍 시트를 2칸으로 틀어둔 상황에서 주행했다. 이 차의 복합 연비는13.2km/l이다. 차에 처음 탑승해 확인한 주행 가능한 거리가 560km였는데, 이 수치는 계속해 높아져 갔다. 차는 달리고 연료를 쓰는데, 시간이 지난 후 보면, 주행 가능한 거리가 높아지고 있었다.
주행 모드를 'Sport'로 둔채 고속도로를 달리니, 19.9km/l가 나오기도 했고 95km로 속도를 맞춰두고 반자율주행을 하던 상황에서 20.7km/l가 표시됐다. 거친 주행을 하지 않는다면 쉽게 20대의 연비 수치를 허락할 차다. 그러나, 이는 짐도 없이 혼자 탑승했을 때의 수치였고 한번은 이 차의 승차 가능 인원인 5명이 탑승했었고 무거운 짐들이 좀 실려 있었는데 95km로 속도 설정 뒤 반자율주행을 하니, 17.1km/l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15.2km/l가 나오는 등 확실히 인원이 많아지고 차가 무거워지니 연비 수치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전/후면에서 공기역학을 위한 구멍과 비드가 발견된다.
Sport 모드 상태에서 속도 설정을 67km에 적용시키니, RPM 수치는 1500이었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시작하나, 급가속을 해보니, 6000까지 상승하다가 떨어졌다. 바늘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속에서 가속력을 예측할 수 있었다. 터널에서 급가속 시, 엔진음이 크게 들려오기도 했고 같은 공간에서 다른 차들의 소리가 크게 다가왔다. 일반 주행에서는 차량 밖 소리가 좀 많이 들어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고속 주행은 훌륭하고 안정적이다. 조용히 고속 주행을 이어가 놀라기도 했다.
저속으로 가던 상황이었다. 칼칼한 엔진음이 듣기 좋았고 엔진 느낌이 참 좋다고 생각됐다. 디젤 엔진 같은 묵직함이 있다. "르노삼성 엔진이 이렇게 좋았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어떤 익숙함을 느꼈다. 그때 불현듯, 이 차 엔진을 르노그룹과 다임러그룹이 공동 개발한 것이 생각났다. 메르세데스-벤츠와 관계된 것은 엔진만 있는데, 운전석 암레스트 부분의 가죽 재질, 컵 홀더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느낌이 전해져 오기도 했다. 르노삼성 차량에서 느끼는 메르세데스-벤츠 엔진 느낌은 재미있는 경험이자,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 만들기에 대한 기술력을 생각하게 됐다. 르노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진 개발 기술력을 생각하게 된건 사실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느끼는 것이 아닌, 르노 차량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느끼는 건 다른 감정이었고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한 인식을 더 좋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
주행감에서 고급감을 기대하긴 어렵다. 어찌보면 장난감을 조작하는 것과 같은 날 것의 주행감을 전해받게 되기도 했다. 코너를 잘 도는 것이 아닌 그냥 도는 그런 느낌 말이다. 뻣뻣한 느낌을 주고 "툭툭" 움직이는 형태다. 좋진 않았다. 핸들 조작이 장난감 조작 느낌을 주나, 싸구려는 아니다. 그렇다고 노면 대응력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산길을 주행하던 상황에서 왼편의 바퀴 쪽에서 노면 충격으로 "텅" 하는 소리가 났는데 이 순간 좋은 차체 강성을 느끼기도 했다.
'쿠페형 SUV'이고 운전석에 앉으면 전고가 길며 전폭이 좁은 느낌을 받았다. 세로로 긴 차 형태다. 주행을 하며 수영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박태환 선수가 떠올랐다. 그가 자유형에서 스퍼트를 내며 물살을 헤치고 나가는 것이 상상됐다.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인 'TCe 260'의 가속감은 훌륭한 편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52ps, 26.0kg.m이다. 여기에 독일 게트락 7단 습식 EDC 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수동 변속은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하도록 돼 있으며 조작감이 쫀득쫀득하며 싼티가 없고 느낌이 좋다. 기어 노브의 위치감이 좋다.

주차 상황에서 차를 뺄 때는 느릿느릿 안정하게 거동하는 느낌을 받았고 차급이 그러하듯, 소형 SUV에 타고 있다는 것을 운전자는 느낄 수 있다. 두꺼운 형태의 스티어링 휠은 저가 느낌이 없진 않으나, 포근함을 주고 핸들 열선도 잘 작동됐다. 스트어링 휠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에서 느낀 떨어지는 그립감을 느끼진 못했다. 시트 열선의 경우는 두칸을 켜니, 등만 따뜻했다.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의 그래픽은 세련되며 훌륭하다. 그러나, 후방 카메라의 화질은 탁하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온도와 시간 숫자 크기가 적당했다. 시트 가죽의 느낌도 고급감이 있다. 상술했듯, 가죽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가 떠올랐다. 헤드레스트는 딱딱한 면이 있으나, 시트 전체적으로 딱딱한 재질은 아니다. 시트는 평평한 느낌이 있다.



트렁크 공간은 4인 가족이 쓰기에 충분하나, 뒷좌석 공간은 부족함을 줬다. 뒷좌석에 카 시트를 두는 상황이 연출되면, 1열 보조석을 앞으로 당겨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의 발이 무척 불편한 자세가 되고 만다. 이 때문에 보조석 탑승자는 불편한 상황에서 차량에 탑승해 있어야만 된다. 대시보드의 구조도 발을 편하도록 해주지 못하는 형태였고 왼발 무릎 부근이 플라스틱 재질에 닿아 아프다. 뒷좌석이 좁아지게 되면, 1열 시트 뒷부분 하단에 무릎 하단에 통증이 오는데, 살짝 튀어나온 플라스틱 재질로 인함이다. 운전석의 경우, 왼발 무릎은 도어의 가죽이 닿아 좀 낳으나, 오른발은 플라스틱 재질인데, 기울어져 있어 아픈 정도의 불편함을 주진 않는다.
이 차는 4인 가족이 못타는건 아니나, 중형 차와 비교해서는 확실히 2열 공간이 좁다. 카 시트를 실어야 하는 이라면, 2열 공간으로 인해 XM3 선택에 고민이 들 것으로 여겨졌다. 180cm 성인 남성인 기자가 뒷좌석에 탑승하니, 머리 공간은 주먹 하나가 들어갔다. 등 기울기는 살짝 눕혀져 있는 형태다. 1열에서 양보하면 무릎 공간은 손 두개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가 확보된다. 뒷좌석 공조기가 있는 부분의 너비도 크지 않아 공간을 빼앗지 않는다. 이부분에 2단계의 열선이 마련 돼 있고 충전 전용 USB 단자 2개가 준비 돼 있다. 발 공간도 넉넉한 편이나, 차량에 탑승할 때 머리가 걸리니, 찰과상에 주의해야 한다. 4개 도어의 컵 홀더의 경우, 모두 윗 공간이 없어 큰 물통이 들어갈 것 같았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는 살짝 기울어져 있는 형태이고 보기 편하다. 계기판은 좀 멀리 떨어져 있는 형태라 눈을 편안하게 해주며 이 두 화면에서의 발열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래픽이 훌륭하고 매력적이다. 윈드쉴드는 운전자 쪽으로 많이 뉘어져 있다. 너비는 괜찮으나, 높이는 약간 좁은 느낌이 들었다. 대시보드는 거추장스러운 것이 없고 깔끔하다. 후면 유리는 백미러로 보면, 좁은 느낌을 준다. 도어 창 높이는 높지 않아 좋았다. 아웃사이드 미러의 크기는 큰편은 아니었다. 1열 컵 홀더의 위치가 좋지 않다. 기어 노브와 가까운 쪽 컵 홀더에 음료를 두려고 할 때 이상한 자세가 됐고 두기 불편했다. 지난 시승회 이후 기사화한 내용에서 언급하기도 했던 2열 도어 손잡이는 닫을 때 미끄러지는 현상이 분명히 있었고 불편함이 있다. 센터 페시아의 버튼이나 핸들 위의 버튼들이 고급스럽고 감촉이 좋다.
반자율주행이 가능한데, 경고음이 자주 반복 돼 피곤함을 주긴 한다. 차선 유지를 마치 벽이 있는 것처럼 훌륭하게 작동됐다. 명석해게 차선 이탈을 방어했다. 앞 차와의 간격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핸들 미소지 경고음는 5초 정도 뒤에 나오는데, 무척 시끄럽다. 경고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핸들을 잡기만 하면 중지된다. 고속도로에서는 "이런식이면 계속 가겠네"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경고음이 나고 화면에도 운전대를 소지하라는 경고 문구가 뜨기도 하지만, 차선 유지 시스템을 중지시킨다거나 속도 설정을 해제시키는 것은 없었다. 이는 올바른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아니다. 운전자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여겨진다면 속도 설정을 꺼, 차츰 감속을 시키는 볼보의 장치가 바른 시스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속도 설정은 30km가 최소이고 시속 28km에서도 설정이 가능했다. 반자율주행은 시속 67km 속도로 맞춰둔 상황에서도 코너를 유연하게 돌았다. 차간 거리 조절은 4단계로 조절하게 돼 있다.
문을 닫을 때는 도어의 튼튼함이 트레일블레이저 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턴 시그널 소리도 고급감이 있고 소리 크기도 설정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디자인과 같은 형태적 면에서도 '쿠페형 SUV'이라 스타일리시하며 실내/외에서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르노는 프랑스 차다. 핸들 뒷편에 있는 오디오 조작 장치, 기어 노브 뒷쪽으로 차 키 두는 곳을 마련해둔 것 등에서 실용성과 세련됨을 느낄 수 있다. 후드의 4개의 선이 아름다워 보였다. 전면 로고는 크나, 라디에이터 그릴은 작다. 헤드램프의 크기는 아담하며 전면 범퍼 하단은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놨다. 후면 트렁크 윗부분이 무척 짧은 점이 인상적이다. 바퀴 윗부분은 플라스틱으로 해놔, 스크래치 부분에서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어 손잡이는 낮은 편이다. 차에서 내려 차량 앞쪽으로 조금 멀어지면, "띠띠" 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 락이 자동으로 걸리고 반대로, 차 탑승을 위해 가다가 손잡이 부분에 근접하면 자동으로 락을 풀어준다. 무척 편하며 매력을 주는 부분이다. 주유구 위치도 중요한데, 뒷편에 서면 오른쪽에 마련 돼 있다.
XM3는 경쟁력 있는 차다. 오랜만에 좋은 차를 본 기분이 든다. 가격표를 보며 대략 고민을 해보니, 기자의 경우는 2700만원대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계산됐다. 개인적으로 구매 의사도 있으나, 고민을 좀 더 해봐야할 듯 하다. 차를 사려고 할 때, 값을 따지는 것에 함몰 될 수도 있는데, 차량 구입 시 해당 브랜드의 역사, 브랜드의 추구하는 방향, 차 만드는 솜씨 등을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 스스로의 많은 고민의 과정이 필요하다. 기자는 반자율주행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편이고 오토 홀드도 무척 중요하다. 헤드램프의 성능, 에어백 등도 중요하게 본다.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오토 홀드가 없고 기아자동차 '셀토스'의 경우는 현재 기아차를 타고 있어 질린 면이 없지 않아 있고 이 차량의 경우는 디자인 매력이 없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 그리고 국내 자동차를 통틀어 봐도 매우 괜찮은 차를 르노삼성이 선보인건 분명해 보인다. 시승 과정 중, 5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와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었다. 단순한 마음으로 말을 건거 같지가 않아 뒷자리에 앉아보라고도 하고, 트렁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서도 이 차의 관심도를 느껴볼 수 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