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맡은 영국 정부는 다음달 10∼12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연다고 22일 발표했다.
G7 외교개발장관이 대면으로 모이는 회의는 5월(런던)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 외무부는 한국, 호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5월 회의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한다고 확인했다. 한국에서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5월 회의에 이어 참석하는 방안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은 처음 초청됐다.
이와 관련, 영국 외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제질서를 개혁하고 수호하려는 국가가 지리적으로 넓게 퍼져있다는 방증이다"라며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아태지역에 더욱 기우는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에서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 세계 보건, 인권을 포함해 다양한 세계적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세계적으로 더 긴밀한 경제, 기술, 안보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자유, 민주주의, 기업을 발전시키고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가 유리한 위치에서 협력하도록 독려하는 세계적인 자유 네트워크가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중국을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회의에서 G7을 주축으로 하는 서방과 한국, 호주를 포함한 아·태지역을 폭넓게 초청함으로써 대중(對中)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이 참석할 경우 현지에서 다양한 양자 회담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취임한 뒤 한일 외교수장 회동이 처음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은 기시다 내각에서 이달 새로 기용됐다. 정 장관은 하야시 외무상에게 축하서한을 보내긴 했지만 아직 통화나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은 최근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이유로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후 공동 기자회견을 돌연 무산시키는 등 한일관계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외교당국 간 협의를 이어가자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전임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은 올해 2월 정 장관 취임 후 통화를 미루는 등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들은 5월 G7 외교장관회의에서 20분간 만났을 때도 경색된 분위기를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