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회장, 이광재 의원에게 사과 ‘못할 짓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이후 처음 열린 이광재 민주당의원 공판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깨끗하게 정치를 하려는 사람한테 못할 짓을 했다. 고개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의원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회장은 "여태까지 10억원이 넘는 돈을 지워하려 했지만 번번이 거정당했다"며 "스스로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박 전 회장에게 "2002년 2억원, 2003년 2억원, 2004년 1억8천~2억8천만원 등 수차례 돈을 주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거절한 일을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박 전 회장이 이를 모두 인정하자 "저한테 이러시면 정말 죄짓는 겁니다"라고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또 박 전 회장은 "2006년 4월 서울 한 호텔에서 미화 5만 달러를 건넸으나 옷장 안에 두고 먼저 나와 가져갔는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함께 기소된 이 의원은 전 보좌관 원 모 씨는 베트남에서 박 전 회장으로부터 5만 달러, 국내에서 2천만원을 받았으나 이 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 의원은 부인이 2004년 3월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의 사돈으로부터 1천만원을 받은 혐으로 재판을 받다가 2004∼2008년 박 전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으로부 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추가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