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수지가 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해 400억 달러를 충분히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 400억 달러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10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흑자 규모가 49억4천만 달러로 9월의 40억3천만 달러보다 늘었다. 지난 6월 54억3천만 달러 이후 넉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누적 흑자는 3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당은 이날 '10월 중 국제수지 동향' 설명회에서 "11월에도 40억 가량의 흑자가 예상된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400억 달러를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1998년 403억7천만 달러가 연간 최대기록으로, 지난 2월 이후 9개월째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경상수지 흑자폭이 사상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경상흑자가 증가한 것은 수출 호조에 따라 상품수지 흑자가 늘어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10월 중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선박 등 수출호조로 전월 52억8천만 달러에서 4억4천만 달러 늘어난 57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입 모두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했으나 수출감소세는 9월의 8.5%에서 5.5%, 수입감소세는 24.1%에서 14.7%로 각각 둔화됐다.
서비스 수지는 적자규모가 전달 16억3천만 달러에서 11억3천만 달러로 5억 달러 줄었다. 유학연수가 줄어들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5억2천만 달러에서 2억4천만 달러로 줄었고, 기타서비스수지는 특허권 등 사용료 지급감소로 17억3천만 달러에서 14억1천만 달러로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
이 팀장은 "여행수지 적자가 축소된 건 신종플루라기보다 9월에 유학연수비 지급이 계절적 요인으로 컸던 데 따른 반사효과"라며 "전염병 경고 단계가 격상된 11월에도 여행수지 지급이 늘고 있는 만큼 신종플루 영향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 팀장은 11월 중 흑자 규모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돼 흑자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철도파업 등 변수가 있어 규모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