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올해보다 줄어들고, 수출은 증가세로 전환하지만 경제위기 이전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이어진 흑자 추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유가 상승, 환율 절상, 국내수요 회복 등으로 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수출은 다소 증가세로 전환하겠지만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23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10년 세계경제전망:국제통상환경'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올해 무역수지 흑자는 상당 부분 큰 폭의 수입 감소로 인한 것이었으나 서서히 경제 위기 이전의 구조로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경기 회복세가 빠르고 유가와 원화가치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므로, 수입이 수출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무역수지 흑자폭은 올해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올해 초 원화가치의 하락이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하반기 들어 약세와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증가로 인해 원화가치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라며 "이 같은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유가와 관련해서도 연구원은 "유가는 올해 60달러 내외를 유지했지만 내년에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이 더딘 선진국 관련 수출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출이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은 한국이 신흥개도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다만, 개도국 경제 역시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대 신흥개도국 수출 또한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IMF의 올해 10월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1.3%, 개도국 5.1%다. 이는 2007년 선진국(2.7%)과 개도국(8.3%)의 경제성장률에 비하면 상당히 밑도는 수치다.
한편, 연구원은 세계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터치스크린폰 등은 3분기의 경우 세계시장 점유율이 31.6%에 달했다며 이 같은 호조는 2010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반도체, LCD 분야도 수출 호조가 이어지는 반면, 석유제품, 자동차, 선박 등의 수출 증가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