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잠재 GDP와 실제 GDP의 차이가 29조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었다는 이야기로 한국 경제가 장기성장 추세 궤도에서 이탈한 뒤 되돌아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경제의 잠재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실질기준으로 1천8조8천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979조7천억 원(0.2% 성장 기준)에 머물러 29조1천억 원의 차이가 발생했다.
잠재 성장률은 자본이나 노동력 등 모든 생산요소를 가동해 인플레이션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잠재GDP와 실제GDP의 격차를 'GDP갭'이라고 하며 이 차이가 클수록 생산능력을 다 가동하지 못하고 경기침체에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소는 환란이 일어났던 지난 1998년에도 한국경제는 -6.9%의 성장을 보이며, 48조원의 GDP갭이 발생했지만 이 차이를 메우는데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경제의 호황으로 한국 경제가 V자형으로 급격히 회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회복속도가 더디고, 한국 경제 성장이 완만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 성장추세로 복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특히,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4.3% 성장할 경우 실질 GDP규모는 1천21조8천억 원으로 증가하지만, 잠재 GDP인 1천46조2천억 원에 비해서는 24조4천억 원 차이가 날 것으로 계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