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수목토(水木土)'를 내걸고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엘드건설이 지난 21일 오후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지역 경제계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특히 전북지역 마지막 1군 건설업체로 자존심을 지켜왔던 엘드건설의 부도는 경제계는 물론, 일반 도민들에게까지 허탈감과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엘드건설은 지난 20일 기업은행 서신동지점에서 돌아온 어음 38억원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낸데 이어 21일 오후에도 결제를 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엘드건설 부도의 직접적 원인은 대전광역시 도안신도시 수목토 아파트(1253세대) 공사의 협력업체들에게 공사 대금으로 지급한 어음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업은행과 농협, 신한은행, 전북은행으로부터 돌아올 어음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어음으로 공사 대금을 받은 협력사 등의 줄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현재 어음을 포함한 순수 미지급금과 금융기관의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 엘드건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100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짧은 기간 급성장 하면서도 비교적 건실한 업체로 평가받던 엘드건설의 부도는 지역 경제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엘드건설은 현재 부안 모항관광숙박시설 건립공사와 군산공서실상 현대화 사업 신축 공사, 유물전시관 및 양산문화원 건립 건축 공사 등을 추진 중이다.
또 주택건설사업으로 카자흐스탄과 대전 도안신도시에 아파트 사업을 추진 중에 있고, 전주 삼천동에서도 재건축아파트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사업에 참여한 협력업체만 모두 150여 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력사들 상당수는 금융권으로부터 돌아올 어음을 공사대금으로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사와 관련해 엘드건설과 계약이나 보증을 체결한 일반 및 전문건설사들도 수백 억원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엘드건설은 짧은 기간 급성장하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건실한 업체로 평가됐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직접적으로 엘드와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들은 물론, 간접적으로 건설경기를 비롯한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엘드건설 측은 전주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회사 측은 대전 도안신도시 아파트 입주율이 50%를 넘었고, 수도권 도급공사 및 행복도시 토목공사를 포함한 다수 관급공사 진행을 통해 경영정상화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1700억원의 수주 잔액 보유와 700억원 대로 파악되고 있는 순수 미지급액 및 PF 상황액은 은행 측의 채권 확보가 완료돼 협력사와 채권단의 협조만 있다면 법정관리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