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이 적자이거나 줄어든 곳이 57%에 달하고 있고, '어닝쇼크'에 해당되는 업체의 비율도 무려 88%에 달해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상장사 249곳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이 가운데 245곳이 영업이익을 공표했다.
이들 가운데 영업이익이 적자인 곳은 46곳(18.8%)이었다.
4분기 적자 규모로는 현대상선이 1천716억원으로 가장 맣았고, 한진해운 1천694억원, 하이닉스 1천675억원, LG디스플레이 1천448억원, 쌍용건설 1천33억원, 고려개발 778억원, LG이노텍 6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곳은 94곳이었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98.6% 감소하며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안철수연구소(-97.2%), 유한양행(-96.1%), 케이피케미칼(-94.7%), SBS(-93.1%) 등의 영업이익도 무려 90% 넘게 줄었다.
이에 따라 245곳 가운데 57.1%인 140곳이 영업이익이 적자를 냈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이었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종목 43개 중 실적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5일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나쁘게 나온 경우는 88.4%인 38개에 달했다.
KP케미칼이 발표한 실제 영업이익은 예상치에 비해 무려 92.2%나 적어 가장 충격이 컸고, 삼성SDI(-72.0%), 대림산업(-63.8%), 금호석유(-61.5%), LG전자(-60.5%), SK이노베이션(-54.4%), OCI(-53.6%)도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기업들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증권사의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보면, 풍산(-83.1%), 영원무역(-70.2%), 녹십자(-68.3%), 아시아나항공(-66.9%), 롯데칠성(-58.4%), 호남석유(-50.8%), KB금융(-50.6%) 등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외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며 "제품가격은 내려간 반면, 원가부담은 커졌고, 일회성 비용이 늘어나 예상보다 실적이 안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