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유가 급등과 엔화 약세 등 악재로 인해 29포인트나 하락하며 2000선이 붕괴되고 1,990대 초반으로 밀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가파른 유가 상승으로 인한 기름값 부담 탓에 화학, 정유, 운송장비주가 약세를 보였고, 엔화 약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28.73포인트(1.42%) 내린 1,991.1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6일 이후 7거래일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2010선대에서 출발했지만 국제 유가급등에 따른 실물경기 부담과 엔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때 30포인트 하락하기도 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이란과 서방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최근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10달러에 육박한 상태며, 앞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의 나홀로 저가 매수로 1,990선은 지켰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88억원, 1천998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투신은 2천억원이 넘게 순매도하는 등 기관의 순매도세가 9일째 계속되고 있다. 개인은 3천26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보이며 932억원 가량 순매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음식료품업종(0.12%)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화학·의료정밀·섬유의복이 2% 이상, 운송장비·증권·은행·건설업 등이 1.5% 넘게 떨어졌다.
특히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LG화학이 4%대 하락세를 보이고 S-Oil과 호남석유도 4~5% 가량 크게 하락하는 등 화학업종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밖에 유통업, 은행, 증권, 종이목재, 비금속광물, 기계 등도 1%대 약세를 보였다. 철강금속, 전기가스업, 금융업 등의 낙폭은 1%를 밑돌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였다.
삼성전자가 0.76% 떨어졌고, 엔화 약세로 인한 경쟁력과 실적 악화의 우려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2.9%) 등 자동차 3인방도 2.5~3%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강세에 대한 우려로 LG화학이 4.07% 급락했으며 SK이노베이션, S-Oil, 호남석유 등 화학 정유주가 3~5%가량 떨어졌다.
포스코, 신한지주, 삼성생명, 한국전력, KB금융은 1% 미만의 약세를 나타냈다.
하이닉스와 LG전자는 2~3% 떨어지면서 시총 상위 20위 가운데서 NHN만 소폭 올랐다
주요 종목별로는 하이마트가 선종구 회장이 대규모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기업도 하한가로 마감했다.
정부의 설탕 직수입 및 판매 소식에 설탕 관련주인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도 각각 2.18%, 2.06%, 1.76% 내렸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유가에 따른 해양플랜트 발주 기대감에 2.89% 상승했고 오리온은 중국 소비 확대 수혜 기대로 외국계 매수세가 유입되며 3.83% 올랐다.
샘표식품은 자사가 공개매수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3.19% 오르는 강세를 보였고, 대한전선도 연이은 해외수주 소식에 3.83%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상한가 19개 등 27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4개를 비롯한 570개 종목이 떨어졌다. 61개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5.8포인트(1.07)% 내린 538.34로 마감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 CJ오쇼핑, 다음, CJ E&M 등이 하락했다.
포스코켐텍, 씨젠, 메디포스트 등은 상승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북한과 미국의 3차 고위급 회담이 6자 회담 재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화전기(14.9%)가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광명전기와 선도전기, 제룡전기는 각각 2.63%, 1.47%, 1.4% 상승하는 등 남북경협주가 강세를 보였다.
유럽 가축 바이러스 확산 소식에 제일바이오(4.68%), 대한뉴팜(3.03%), 중앙백신(1.19%), 대성미생물(1.01%), 이글벳(0.52%)등 백신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21일 상장한 사람인에이치알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영화 '범죄와의 전쟁' 흥행행진에 미디어플렉스가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태광이 실적개선 전망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로엔이 실적개선 기대감에 3.53%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상승종목은 상한가 22개 등 310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4개 등 668개, 보합종목은 43개를 나타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보다 3.3원 오른 1129.1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