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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SK카드, NFC시장 KT-BC카드에 선점당해 밀려날 듯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NFC(Near Field Communication) 시장을 둘러싼 KT와 SK텔레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KT 이석채 회장이 한발 앞서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앤 부베로 회장과 회동하기로 해 SKT의 기선을 제압했다.

이로 인해 하나SK카드는 KT-BC카드 연합군에 밀려 NFC시장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KT와 SK텔레콤은 앞다퉈 NFC를 활용한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KT는 이석채 회장이 세계이동통신협회(GSMA) 앤 부베로 회장과 회동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GSMA는 전 세계 800여개의 통신사들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통신사업자 모임이다.

KT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이 회장이 부베로 회장과 GSMA의 전략과제인 RCS,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22일에는 부베로 회장이 직접 KT의 모바일 금융결제서비스인 ‘주머니(ZooMoney)’ 활용현장을 살펴볼 계획이라며 부베로 회장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KT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보도가 나오자 SK텔레콤이 화들짝 놀랐다.

SK텔레콤은 KT의 보도자료가 나오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급히 만든 티가 나는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요지는 KT와 마찬가지로 부베로 회장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등과도 회동을 가진다는 내용이었다. SK텔레콤의 자료에도 NFC와 이를 활용한 ‘Q-STORE’ 방문 계획이 올라와 있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NFC를 활용한 모바일결제 시장이 통신사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KT와 SK텔레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NFC는 두 대의 스마트단말기가 약 10cm 이내의 거리에서 저주파수 대역을 통해 양방향으로 통신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자태그(RFID)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고, 암호화 기술이 적용됐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NFC 시장은 스마트폰 등 NFC를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늘어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 NFC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지난해 말 500만대에서 올해 말까지 20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2015년이면 전체 단말기의 절반 정도가 NFC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NFC 결제를 위한 단말기도 지난해 5만대에서 내년에는 20만대 정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하며 NFC 시장 확대에 공을 들였던 방송통신위원회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방통위는 올해 2월 전국 단위의 NFC 모바일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NFC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통신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KT는 올해 초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2’에서 NFC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KT는 일본의 NTT도모코와 손잡고 일본을 방문하는 KT 고객들이 NFC 로밍 쿠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KT가 이번달에 상용화한 주머니 서비스는 전통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머니 서비스를 갖춘 전통시장에서는 현금이나 카드 없이 NFC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만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KT는 올해 안에 40여개의 전통시장에 주머니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갖출 계획이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을 앞세워 NFC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 NFC를 활용한 체험 매장 ‘Q-STORE’를 열었고, 인천 문학경기장에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NFC 태그를 설치하고 각종 주문이 가능한 시범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SK텔레콤은 NFC 기술을 개방해서 외부 개발자나 파트너들이 NFC 기술을 쉽게 접하도록 하고 있다. NFC 시장 자체를 활성화하려면 혼자 보다는 여럿이 힘을 합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SK플래닛은 이런 차원에서 지난달 개발자 대상 기술블로그 ‘README’를 열고 이커머스, NFC 태그 등 SK텔레콤의 다양한 기술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NFC 모바일결제는 통신사가 보유한 기존 통신기술을 활용해 부가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며 “또 통신사들이 갖고 있는 카드사와의 제휴도 가능해 여러가지 면에서 통신사들에게는 관심이 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