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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백신으로 쉽게 담배끊는 시대 온다… "담배 피워도 맛이 없네"

[재경일보 유혜선 기자] 앞으로 금연백신을 사용해 손쉽게 담배를 끊을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릴 전망이다.

금연에 나섰다 번번이 실패했던 흡연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담배연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뇌의 보상중추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 담배를 피워도 쾌감을 느낄 수 없게 하는 니코틴 백신이 쥐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영국의 BBC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코틴이 뇌의 보상중추로 들어가지 못하면 담배를 아무리 피워도 쾌감을 느낄 수 없게 돼 담배를 피우는 의미가 완전히 없어지게 되고, 자연적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니코틴 백신은 앞으로 영장류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실험을 거친 뒤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웨일 코넬 의과대학 유전의학과장 로널드 크리스털(Ronald Crystal) 박사는 새로 개발된 니코틴 백신이 투여된 쥐는 뇌로 들어가는 니코틴의 양이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니코틴 백신은 니코틴 항체를 유전자조작으로 무해하게 만든 바이러스에 실은 것으로, 이 바이러스는 간(肝)세포를 감염시켜 그곳에서 니코틴 항체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게 하고, 이 니코틴 항체는 체내로 들어온 니코틴이 혈류를 타고 뇌로 들어가기 전에 팩맨(pac-man)처럼 니코틴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실제로 이 니코틴 백신을 쥐에 투여한 결과, 뇌로 들어가는 니코틴의 양이 평균 85%나 줄어들었다.

흡연에 의한 만성 니코틴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팩맨 같은 니코틴 항체로 하여금 혈액을 순찰시켜 체내에 들어온 니코틴이 생물학적 효과를 일으키기 전에 이를 단속하는 것이라고 크리스털 박사는 지적했다.

면역체계로 하여금 니코틴과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게 하는 금연백신은 이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금연백신은 니코틴 항체를 바이러스에 실어 간세포를 감염시키는 이 백신과는 달리 니코틴 항체를 직접 체내에 투여하는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항체의 지속시간이 1-2주에 불과했지만, 이 새로운 니코틴 백신은 쥐실험에서 다량의 니코틴 항체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백신의 안전성도 입증됐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