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정리하자"는 여자친구 흉기난자 살해 후 시신은닉 20대 검거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빼빼로데이 이별통보에 격분해 여자친구를 흉기로 난자해 살해하고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아파트 지하창고에 보관한 20대 남성이 검거됐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6일 헤어지자고 요구하는 여자친구의 메시지에 격분해 사귀던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살인·사체은닉)로 박모(29·회사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40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 인근 골목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여자친구인 20대 A씨의 등과 가슴, 어깨, 뒷목, 뒷머리 등을 흉기로 무려 28차례나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A씨 시신을 그대로 차에 싣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소재 자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 세대별 창고로 옮겨 여행가방에 넣어둔 채 사흘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3일 오전 3시께 A씨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추적에 나선 끝에 박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혼남인 박씨는 올해 4월부터 A씨와 7개월 가량 연인관계로 사귀어왔으며 범행 전날인 11일 오후 11시께 '빼빼로데이'에 이별 통보를 듣고는 다음날 '헤어지자는 이유를 알고 싶다'며 A씨를 불러냈다.

박씨는 "이제 그만 정리하자"는 A씨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헤어지려는 이유를 캐물었지만 이씨가 별다른 이유를 대지 않고 운전석 밑에서 준비한 과도를 꺼내 자신의 심장을 겨누며 마음을 돌리지 않으면 자해하겠다고 위협까지 했나 설득이 통하지 않자 A씨를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범행 다음날 태연히 출근해 아내가 교통사고를 내 수습하러 간다며 거짓말을 한 뒤 여행용 가방 2개를 구입해 아파트 주차장으로 가 시신을 가방에 넣고 주차장 옆 세대별 지하창고에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면서 과도 6자루를 미리 구입한 점 등으로 미뤄 이별 통보에 앙심을 품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