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LG경제연구원이 내년에도 글로벌 통화 완화 및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연구원의 '2013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선 주요국의 재정건전화를 위한 긴축이 지속되면서 경기조절을 위해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가는 한편,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확대 등 양적완화 조치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유럽의 경우 유동성 공급과 더불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물가우려로 금리인하에 소극적이었던 신흥국도 통화완화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LG경제연구원은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현재 지준율 수준이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약 4.7%p, 1년만기 대출 금리도 약 0.7%p 가량 높아 추가적인 통화완화 여지가 아직 남아있다. 유가 상승 및 가뭄 등에 따른 높은 인플레로 올해까지 고금리 정책을 유지해야 했던 인도 및 러시아도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세 둔화 등에 힘입어 금리인하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속 저금리를 유지해온 선진국에 비해 개도국의 금리인하 정책 여력이 더욱 큰 만큼, 향후 경기 회복세가 더딜 경우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
통화 완화와 함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워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구원 측은 달러화 이외에 호주 및 뉴질랜드 달러, 한국 원, 싱가포르 달러, 노르웨이 크로네 등이 대체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화별로 보면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강세가 예상된다. 유럽, 일본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인 경기회복세가 부각되면서 주식 및 채권에 대한 투자유입이 지속될 전망이다.
유로화 가치는 내년에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로존은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등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이 지속되는 한편, 경기침체도 지속되면서 통화 완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달러화 대비 약 8% 가량 크게 절하됐던 유로화는 내년에도 반등하지 못하고 유로당 1.27달러 내외의 약세를 보일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엔화도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본의 높은 국가부채와 실물경기 부진으로 엔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인식이 줄어들고 있다. 무역수지가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도 엔화 절상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신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엔화 약세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는 내년 달러대비 85엔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위안화에 대해 연구원 측은 중국 경기의 회복에 힘입어 달러대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정부가 시장 환율보다 더 높게 기준 환율을 발표하는 등 과도한 위안화 절상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LG경제연구원은 위안화가 올해 평균 달러당 6.31위안에서 내년에는 6.19위안으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