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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엔화 대비 원화 절상폭 19.6%… 14년만에 '최고'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지난해 엔화에 대한 원화의 절상폭이 무려 19.6%에 달하며 1998년(21.8%)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는 달러화 절상폭의 두 배를 넘는 것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절상폭은 7.6%로 주요 20개국(G20) 통화 내에서 8.5% 절상된 멕시코 다음으로 컸다.

또 원·달러 환율 변동률은 G20 국가 중 4번째를 기록했으며, 5년 만에 가장 낮았다. 이는 원화가 외풍에 견디는 힘이 더 강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내놓은 '2012년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말 100엔당 원화 환율은 1,1238.3원으로 2011년 말(1,481.4원)에 비해 무려 243.1원이나 하락해 절상폭이 19.6%나 됐다.

이는 일본 정부의 '무제한 엔화 방출' 방침이 나온 뒤 엔·달러 환율이 90달러까지 치솟는 등 엔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탓이다.

작년 말 달러화 대비 원화환율은 1,070.6원으로 전년말(1,151.8원)보다 81.2원 하락, 원화 절상률이 7.6%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원·달러 절상률은 G20국가(평균 절상률 -0.3%) 가운데 멕시코(8.5%)를 제외하고 터키(6%), 러시아(5.3%), 영국(4.5%), 호주(1.9%), 중국(-2.9%), 일본(-10%)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특히 작년 6~12월 중 절상률은 10.2%나 돼 G20 평균(2.9%)의 3배가 넘는다.

한은은 "지난해 6월 이후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완화, 주요국 추가 양적완화 발표 등으로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G20 국가 통화가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며 "한국 원화는 이 중에서도 특히 절상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26.8원으로 2011년보다 18.8원 올랐다.

지난해 연평균 원·엔 환율은 1,413.7원으로, 전년 대비 22.7원(1.6%) 각각 상승했다.

작년 원·달러의 일중, 전일 대비 변동폭은 각각 4.2원, 3.3원으로 축소되면서 2007년 3.0원, 0.32% 이후 가장 작았다. 2011년 변동폭은 일중 7.2원, 전일 대비 5.6원이었다.

작년 원·달러 환율 변동성(전일대비)은 0.29%로 G20 국가 15개 통화 중 4번째로 낮아 2011년 원·달러 변동성이 G20 15개 통화 중 8번째였던 것보다 훨씬 낮아졌다.

우리나라보다 변동성이 낮은 나라는 아르헨티나(0.08%), 중국(0.1%), 인도네시아(0.25%) 정도다.

이혜진 한은 외환시장팀 조사역은 "유로지역 위기가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위기 민감도가 낮아지고 우리나라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추가축소 등 외환부문 거시건정성정책 강화가 변동성 축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작년 은행간 외환거래 규모는 일평균 215억9000만달러로 1.4%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외환스왑(109억달러), 현물환(91억2000만달러), 기타 파생상품(14억5000만달러) 등 순이다.

국내 기업의 선물환거래는 246억달러 순매입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순매입으로 전환됐다.

지난해 국내기업의 선물환 매입규모는 연간 1052억달러에 달했다. 선물환 매입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연간 선물환 매도 규모는 805억달러로 2009년 709억달러 매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그동안 수출업체의 선물환 매도가 1000억달러를 웃돌고, 매입은 이에 못 미쳤던 흐름이 역전된 모양새다.

조선·중공업의 수주 감소로 수출기업의 선물환 매도가 감소했지만 전력난 지속 등으로 에너지업체의 수입원자재 구매목적 매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2012년중 국내기업의 선물환 거래는 246억달러 순매입으로 전년 142억달러 순매도에서 순매입으로 전환됐다"며 "이는 한은이 자료를 집계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순매입을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외국환은행과의 매매기준으로 비거주자의 역외선물환(NDF) 거래는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145억5000만달러 순매입에서 29억4000만달러 순매도로 전환했다. 일 평균 거래규모도 54억8000만달러로 10.6%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