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한발짝 더 나갔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를 언급하며 협조적인 자세로 미래지향적인 경제 활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김창로 한국석유화학협회 상근부회장,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박우규 SK경영경제연구소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최근 세계경제에 대한 논의가 금융위기의 잘잘못을 따지는 단계를 넘어 공조를 이야기하는 데까지 왔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3~4년 전까지도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위기가 서로의 탓이라고) 비난하기만 했다"며 "그러나 이번 다보스포럼 주제가 경제회복을 위한 `탄력적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인 것처럼 이젠 국제 협력을 논하는 것이 시대의 기운(정신)"이라고 말했다.
또 "위기가 처음 났을 때는 어떻게 (위기해결을 위한) 양식(architecture)을 잘 만드느냐를 고민하다가 이제는 생각이 다이나믹(dynamic) 해져서 어떻게 경제에 활력을 돋게 하느냐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노벨상을 받은 학자들의 연구 주제(안정적 할당 이론과 시장 설계에 실증적 연구 - for the theory of stable allocations and the practice of market design)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경제주체 간의 협력을 꾀하는 내용이라며 이 역시 금융위기 후의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여기서 강조한 게 협조적인 게임을 할 수 있는지와 과거에 없었던 마켓 디자인 이슈를 유도해간다는 것이었다"며 "지금은 어떻게 경제의 동태성을 이끌어갈 것이냐에 대해서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처럼 협조적인 게임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진국의 양적 완화 시행과 언와인딩(unwinding·자금회수) 가능성에 정책 방향을 맞추고 우리나라의 경제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 각 기관끼리 협조적인 자세가 필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뉴욕 월가와 유럽중앙은행(ECB)에 시위대가 등장했던 것이 불과 1년 전인 점을 고려하면 이젠 (과거의 위기 수습단계에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라며 "올해는 세계경제에 더 밝고 미래지향적인 과제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최근 원화 약세로 수출 여건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도한 환율의 변동성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경제의 과실을 가계 등 경제주체에 적절히 분배해 경제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중장기적으로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