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한국 부동산 경기가 세계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에 동참하지 못하고 세계 주요국들과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기 회복 국면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침체의 늪에 빠진 부동산 경기는 한국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 환율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는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로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하락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하락률은 작년 2월 0.3% 하락한 것을 시작으로 4월부터는 1%대로 올라갔고, 9월부터는 4개월 연속 2%대의 하락률을 나타낸 데 이어 12월에는 2.9%나 떨어지면서 3%대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과 홍콩 등 신흥국 부동산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부동산 경기지표인 신규주택가격은 작년 1~2월 마이너스(-)를 나타냈지만 이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연속 상승했고, 특히 9월부터 10% 이상의 상승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폭은 계속해서 줄어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하는 데 그치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콩은 부동산 가격이 지난해 12월 23.7%나 올랐으며 싱가포르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가 나서는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지역은 상대적으로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디지만 핵심국인 독일 등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 회복 부진이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석현 상무는 "국내 부동산시장 침체는 경기 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부진은 소비 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각국이 적극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자국 화폐 가치 절하를 유도하는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는 탓에 환율 악재까지 불거져 원화 강세로 한국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마저 주요국과 동떨어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메리트종금증권 박형중 투자전략팀장은 "다른 국가들은 부동산경기 회복과 안정이 내수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부동산 경기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올해 한국의 경기 반등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