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민영진 KT&G 사장의 '연임 꼼수'에 계열사인 인삼공사 노조 측이 발끈하고 나섰다.
5일 인삼공사 노조는 성명을 내고 "실적부진과 각종 비리의혹에 휘말려있는 민영진 KT&G 사장이 정권 교체기 어수선한 공백을 노린 부도덕한 꼼수 연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민영진 사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김성기 노조위원장은 "민영진 사장이 정권교체 직전인 1월 자신의 친위대로 구성된 시추위(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사장 연임을 의결한 후, 정권교체 직후인 2월말 어수선한 틈을 타 정기주총을 통해 사장 임명을 어물쩡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시추위는 KT&G 내규에 따라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되는데, 'MB 책사'로 알려진 김원용씨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성기 위원장은 "대부분의 위원이 민영진 사장이 영입했거나 직·간접 관계가 있는 인물들로, 공정한 심사를 위한 외부인사는 철저히 배제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성기 위원장은 민영진 사장의 경영 부실에 대해 "민영진 사장이 인수한 자회사들의 실적부진과, 민영진의 무리한 해외사업 진출 때문에 KT&G 영업이익이 무려 21.1%나 감소했다"며 "특히 자회사인 인삼공사는 지난해 3·4분기 매출이 -24.1%, 영업이익은 -63.1%로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다"고 했다.
민 사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나인드래곤즈홀딩스를 통해 수백억원대 청주공장을 매각한 의혹과 명동 레지던스호텔 용역 관련 의혹, KT&G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의 광고용역회사로 前 청와대 부속1실장인 김희중의 친인척인 권영재가 사장으로 있는 상상애드윌을 광고업체로 무리하게 선정해 90억원대의 광고를 몰아 준 의혹, 중동수입상을 통한 밀어내기식 담배 수출 및 수천억원대 악성채무 발생과 관련한 업무상 배임 의혹 등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인삼공사 노조 측은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 지분 60%를 약 1400억원에 무리하게 인수해 부실을 초래한 점, 국민연금 등 5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6년근 인삼회사인 '길림한정유한공사' 설립, 중국정부가 판매를 불허해 회사자금 및 공적자금의 막대한 손실을 끼친 점, 정관장 가맹점에 대한 횡포 의혹 등 숱한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성기 위원장은 "민영진 사장은 재임기간 내내 무수한 비리의혹과 부실경영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로, 어수선한 정권교체 틈을 이용해 연임하려는 꼼수를 강행할 경우 파국을 불러올 것이다"고 경고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KT&G의 새 수장은 새정권 출범 후 국민적 관심속에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선임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