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주총의눈] 시게미쓰 다케오 롯데 회장, 12곳 이사직 수행?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22일 롯데쇼핑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재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 측은 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90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6개 회사의 사내이사 또는 대표이사와 대홍기획 등 6개 계열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며 "과도한 겸직으로 이사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신격호 후보는 한국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한국계 일본인인 그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전까지 홀수 달은 한국에서, 짝수 달은 창씨개명으로 바꾼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라는 이름으로 일본 롯데를 경영해왔다. 이는 '셔틀 경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 대지진 이후 이례적으로 한국에 7개월간 머물다 지진과 방사능 위험에 대한 공포가 수습되자 다시 일본으로 귀국했고, 지난해 말에도 일본 출장에 나서는 등 여전히 한일 양국의 롯데 관리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올해 들어 신격호 후보는 현장 경영에 돌입하는 등 국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신 후보처럼 10곳 이상의 이사직을 수행하는 사례는 드문 실정이라, 이번 주총을 앞두고도 논란의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와 함께 롯데쇼핑의 경우 사내이사 5명 중 신격호 후보 뿐만 아니라 자녀인 신동빈 이사(롯데그룹 회장)와 신영자 이사(롯데쇼핑 사장)가 재직하고 있어, 신 후보가 재선임되면 지배주주 일가가 전체 사내이사의 60%를 차지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렇게 되면 회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보다는 지배주주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게 될 수 있고, 이사회의 독립성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신동빈 후보는 롯데쇼핑을 포함해 무려 3개사 대표이사를 포함한 6개 계열사의 이사직과 10개 계열사의 비상근 이사를 겸임하고 있으며, 신영자 후보 또한 4개 계열사의 이사와 8개 계열사의 비상근 임원, 롯데삼동복지재단 등 그룹 소속 2개 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