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을 매입했다가 이들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되면서 손해를 본 피해자 573명이 서울중앙행정법원에 지난 19일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피해액 200억원 중 9억원)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소송대리인인 조정환 변호사는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나 파산시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 등 채권을 가진 자에 대해 50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예금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채권(후순위채권)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것은 법률위반 행위다"며 "법에 부여된 피해자들의 권리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한 행정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본 소를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상봉 저축은행 비대위원장은 "현행 예금자보호법은 예금·적금 등 예금자만 보호하는 법률이라고 정부가 발표했지만, 동법이 예금자뿐만 아니라 금융거래로 인한 예금 등 채권을 가진 자도 보험금을 지급 받도록 법률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다"며 "이를 거부한 행위는 다수 피해자들의 정당한 법적 권리를 외면한 행정관료들의 직무유기 행위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예금보험공사, 금융위원회 등 행정기관에서는 예보법이 예금자만 보호하는 법률이라고 주장했고, 후순위채권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은행의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며,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적용 해당되지 않는 것임에도 정부에서는 일방적으로 사안을 잘못 인식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소송은 예금자보호법이 1995년에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제기한 사건으로, 채권도 예금자보호법상 보호 대상인지의 여부에 관한 그동안 선례나 판례가 없어 향후 법원의 판결에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다음은 저축은행 후순위채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예금자보호의 당위성에 대한 내용이다.
일반인들이 인식하기에 대부분 예금자보호법은 예금자만 보호하는 법률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예금자만 보호하고 채권을 가진 자는 보호대상 즉, 보험금지급대상이 아니라고 사실과 다르게 발표하여 법률규정을 오인케 하였고 일반 국민들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금자보호법은 예금자만 보호하는 법률이 아니며 예금 등 채권을 가진 자를 보호하는 법률입니다.
1995년 법제정 당시에는 예금자만 보호하는 법률이었고 채권은 포함되지를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1998년 법률을 개정하여 종전의 '예금자'를 '예금자 등'으로 개정하여"예금자 등"에는 채권을 가진 자도 포함되도록 명확히 개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채권(후순위채권 포함)을 가진 자에 대하여도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법률상 부여되어 있으며,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보험금지급을 거부할 법령근거가 일반은행과는 달리 전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보험금을 지급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것임에도 예금보험공사는 법령상 강행규범인 보험금 지급의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일반 은행의 경우에는 채권의 발행으로 조달한 금전은 예금 등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도록 시행령 제3조제2항 4호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법 조항에 일반은행의 경우보다 그 범위를 넓게 설정하고 있으며 채권을 제외시키거나 포함되지 아니할 근거가 전혀 없이 넓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예금 등에 채권 즉 후순위채권이 포함되지 아니한다거나 달리 제외할 수 있는 법령근거가 없으며 다른 관련조문을 살펴보면 모두 채권을 포함하여 보호토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만약 예금보험공사의 주장대로 채권을 제외시키려면 일반은행의 경우와 같이 제외할 수 있는 법령근거가 있어야 함에도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제외시킴은 법률 위반행위이며 공권력의 남용과 횡포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후순위채권은 파산시 자산 배분에서 채권자 순위에서만 후순위 일뿐이고, 후순위 채권도 채권임은 재언을 불요합니다.
법률에 '예금자 등'이라 함은 법제2조3항에 "예금 등 채권을 가진 자를 말한다"라고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고, 제31조와 제32조에 보험금을 지급토록 강행규정으로 명시되어 있음에도 이를 아니라고 그 의무이행을 거부함은 다수 피해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는 중대 사안입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부패한 공권력의 횡포를 나타내는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예금과는 성격이 다른 저축은행의 표지어음은 "예금 등"과 "예금자 등"에 포함되어 보호대상이라고 하면서 후순위채권은 아니라고 함은 예금보험공사가 스스로 자가당착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3월18일자로 예보에 질문서를 보냈으나 아직 아무런 회신이 없는 실정입니다.
즉 예금 등의 성격과 범위를 재론할 필요성은 변론으로 하고, 채권의 일종인 표지어음은 보호된다고 하면서 같은 채권의 일종인 후순위채권은 비보호대상이라는 것은 법 규정을 무시한 일방적 행정권의 남용이며 법적 논리적 타당성이 없습니다.
예보는 지금까지 예금, 적금, 부금, 계금에 한정하여 보호된다고 하였으나 표지어음을 거론하자 그때서야 표지어음도 보호된다고 하였습니다. 예보의 당초 주장대로라면 '예금 등'에 표지어음이 열거되어 있지 아니하여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논리가 됩니다. 법규정상 표지어음과 후순위채권 모두 채권으로서 보호대상입니다.
예금자보호법 제31조(보험금등의 지급)는 부보금융기관에 보험사고 발생시(영업정지나 파산시) 예금자 등 즉 예금자의 채권을 가진 자의 청구에 의하여 보험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험금의 한도는 법제32조(보험금의 계산 등)에 각 예금자 등(예금 등 채권을 가진 자)의 예금 등 채권의 합계액에서 해당 부보금융기관에 대한 채무를 공제한 금액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지급할 보험금은 시행령제18조6항에 5천만 원으로 규정하여 예금 등 채권의 합계액 5천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법령에 명백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법제2조4호에 예금 등 채권이라 함은 '금융거래에 의하여 부보금융기관에 대하여 가지는 원금, 원본, 이자, 이익, 보험금 및 제지급금 기타 약정된 금전의 채권을 말한다고 명시하여 금융거래로 인한 약정된 금전의 채권은 당연히 보호대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법률규정을 무시하고 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오인 착오케 하는 부당한 횡포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