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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 회장, 말을 좀 더 조심했어야"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어윤대 회장은 말을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박병권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노조 등 직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가 밝힌 미래 리더십에 대한 사견과 자신의 업적과 한계에 대한 소회를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어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새로 선임될 회장에 대해 "내부에서 오느냐 외부에서 오느냐, 정부가 지명하는 사람이 오느냐 등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KB는 정부가 한 주의 주식도 가지고 있지 않는 민간은행…제가 올 때도 엄청난 시련을 겪고 어렵게 왔지만…"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1일 금융권 관계자들의 반응을 종합해보면 '언뜻 보기엔 정당하고 객관적인 주장같이 보일 수 있지만, 외부에서 청와대의 입김에 의해 낙하산으로 왔던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것으로 들린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KB금융 내부의 반응도 좋지만은 않다. 한 관계자는 "내부와 외부, 정부가 지명하는 사람을 무차별하다고 언급한 것은 임직원을 무시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표현으로 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 회장 자신이 재임기간 업적으로 꼽은 '브랜드 파워 증가', '금융 지식 확대', '독립성 확보' 등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KB금융 직원이나 시장관계자 모두 웃을 일이다. 주가, 자산규모, 수익성, 건전성 등 CEO 평가에 있어 일반화되어 있는 지표 어느 하나 후퇴하지 않은 지표가 없다"며 "브랜드 파워도 원래부터 최고 수준이었고 신문사나 협회에서 주는 브랜드 파워 대상도 항상 받아왔던 것이다. 국내에서 권위가 있다는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 브랜드 파워 대상은 15년이나 받았다"고 꼬집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량 평가는 꼴찌지만 정성 평가는 1등이라고 하는 셈이다. 기업가치 향상이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며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