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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몽구 회장 감옥가야한다는 말 귀기울일 때 됐다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지난 4일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40m 송전철탑 위에 근로자 두 명이 올라가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촉구한 지 200일이 되는 날이었다.

송전탑에 매달려 있는 근로자들은 대법원과 중앙노동위원회가 현대차 정규직이라고 판결한 당사자들로, 이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했어야 할 근로자들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정규직이라고 판결해 회사 안에서 엑센트와 아반떼를 만들어야 할 근로자들을 하늘 위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고통 받도록 만든 자가 있다고 한다.

어린이날인 5일은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근로자가 온 몸에 기름을 끼얹고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을 물려줄 수 없다"고 외치며 분신한 지 20일이 되는 날이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된 신규채용을 분신으로 막아내려고 했던 이 근로자는 정규직과 뒤섞여 7년 넘게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카렌스와 소울을 만들었고, 회사를 성장시켰다. 가장 먼저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할, 세 딸아이의 아빠를 죽음의 벼랑으로 몰아넣은 자가 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사회 양극화의 핵심은 비정규직 문제라며, 임기 내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고 불법파견 확인시 정규직화를 약속했다. 또한 방하남 고용노동부장관은 불법파견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직접고용을 명령할 것이라고 국회에서 약속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고용노동부장관은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가 자살한 울산공장에도, 기아차 비정규직 근로자가 분신한 광주공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정규직이라고 판결한 당사자가 200일 동안 매달려있는 송전철탑에도 얼굴 한 번 비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10년동안 불법을 저지른 범법자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불법을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데리고 미국을 방문한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및 사내하청제도 폐지, 사내하도급법안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노동계는 "불법노동의 대명사 정몽구 회장이 구속되고,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이라는 노예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 노동자들이 말 한마디, 유서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악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200일 동안 40m 송전철탑에서 절규했다. 4800시간 동안 하늘에 매달려 호소했다. 대법원 판결을 지키고, 불법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했다. 철탑농성자들은 오늘도 "정몽구 회장이 가야 할 곳은 미국이 아니라 감옥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어야 할 곳은 철탑이 아니라 공장이다"고 외치고 있다.